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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어부 2명 금강산서 남쪽 가족 만나(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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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선임기자]1970년대 서해상에서 조업 중 북한으로 끌려간 납북 선원 박양수(58)씨와 최영철(61)씨가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첫날 단체상봉행사에서 동생 박양곤(52)씨와 형 최선득(71)씨를 각각 만났다.

박양수씨를 포함한 선원 25명은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와 62호를 타고 1972년 12월28일 서해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던 중 납북됐고, 최영철씨 등이 탄 수원 32호와 33호는 1974년 2월15일백령도인근에서 저인망으로 홍어잡이를 하다가 북한 해군의 함포 사격을 받고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전욱표(69)씨는 북한을 탈출해 지난해 9월 입국했다.

박양수씨의 부모와 큰 형은 모두 세상을 떠나 이번 상봉에는 동생인 양곤씨가 형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았다.

양곤씨는 42년 만에 만난 형을 꼭 끌어안으며 "고맙습니다. 얼굴을 뵙게 해주셔서…"라며 격해진 감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날 상봉에 앞서 19일 가진 사전인터뷰에서 "12~3년 전 남으로 오신 분을 통해 형이 생존해 계시다는 것을 들었다"면서 "형은 생업에 도움이 될까 하고 어린 나이에 떠밀려서 배를 타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양곤씨는 "우리 국민들은 정치의 영향을 안받을 수는 없는 것이고 (형이 납북되고나서) 좀 힘들었다.생활이 곤란했다"고 말했다.

양곤씨는 형에게 남쪽 소식을 생생히 전하기 위해 돌아가신 부모님과 큰형의 묘소 사진, 가족 사진, 고향마을 풍경 사진을 챙겼고 내복 등 의류와 생활필수품을 선물로 준비했다.

최영철씨는 이날 상봉에서나이가 10살 많은 맏형 선득씨(71)를 만나 헤어짐의 아픔을 달랬다.선득씨는 셋째 동생인 영철씨에게 남쪽의 두 형과 세 여동생, 조카의 소식을 전했고 영철씨는 북한에서 결혼한 부인 박순화(60)씨를 형에게 소개했다.

수원 33호에 타고 있던 영철씨는 납북 당시 21살이었지만 어느새 환갑을 맞은 61살의 노인이 돼 있었다. 선득씨는 하루전 사전 인터뷰에서 "2008년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룡씨가 '납북어부 사진'이라며 공개한 31명의 납북선원 사진에 동생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사진은 신문을 통해 봤고 동생의 얼굴이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와서 외양어선을탄다고 했다"면서 "세번 배를 탔고 네 번째 탓을 때 납북됐다"고 회고했다.

이날 상봉에서 둘째 형 영득(72)씨의 장남인 조카 최용성(43)씨가 생면부지의 삼촌에게 지난해 추석에 쓴 장문의 편지도 전달했다.용성씨는 편지에서 남쪽의 추석표정과 가족 전체를 일일이 소개하고 "우리 모든 가족들은 작은 아버님의 모습과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면서 "항상 복된 생애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전시납북자로 인정한 북한의 최종석(93)씨와 최흥식(87)씨도 이번 상봉대상에 포함됐으나 모두 사망해 각각 남쪽의 딸 최남순(65)씨와 아들 최병관(68)씨가 북쪽의 이복형제와 만나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전해 들었다.

남측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김성윤(96) 할머니는 여동생 석려(81)씨를 만났고 감기 증세로 거동이 불편해 응급차를 타고 금강산까지 이동한 김섬경(91) 할아버지는 딸 춘순(68)씨, 아들 진천(65)씨와 만났다.

이날 상봉에서는 남측 이산가족 12명이 부부ㆍ자식, 47명이 형제ㆍ자매, 23명이3촌 이상 친지를 각각 만났다.남측 상봉단은 2시간 동안 단체 상봉에 이어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해 만남의 기쁨을 나누고 첫날 행사를 마무리한다.




금강산=공동취재단,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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