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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전후 노동자 삶 '영등포 공장지대 25시' 발간

최종수정 2014.02.17 07:07 기사입력 2014.02.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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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1950년대 경성방직주식회사(출처: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1950년대 경성방직주식회사(출처: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자라나는 애들이 아주 그냥 핏기도 없어 허옇게 새여가지고…”
일제강점기 영등포 면방직 노동자로 일하던 A씨는 충남의 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기차를 타고 영등포로 올라와 대일본방직회사에 숙련공으로 취직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일년 열두달 햇빛 한 점 쬘 수 없었던 미성년 노동자들의 고된 일상이 그의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누가 강제하는 사람도 없고, 경비도 없고, 공장 밖으로 나와 그냥 전부 흩어졌어요. 자기 갈길 가는 거죠.”
역시 영등포에서 면방직 노동자로 일했던 B씨는 해방과 함께 감옥과 같았던 공장 문이 열리고 노동자들이 빠져나오는 광경을 이같이 묘사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공원들이 묵묵히 자유를 향해 걸어 나오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현된다.

해방 전후 영등포 면방직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구술집이 발간된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는 서울시민과 관료들의 다양한 서울체험과 기억을 채록·정리하는 구술집 6번째로 ‘영등포 공장지대의 25시’를 펴낸다고 16일 밝혔다.

구술집은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영등포 방직공장지대의 노동자와 기술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면방직 노동자들은 15·16세의 어린 나이에 ‘모집’을 통해 반강제적으로 동원됐다. 이들은 미숙련공이나 임시공으로 하루 15시간씩 일하며 감시탑과 철망이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구술집에는 탈출을 시도하다 영등포 역전에서 붙잡힌 이야기, 늘 배고팠던 식사 이야기, 일본 군대에 징집되어 ‘자살특공대원’이 된 이야기 등 한국사의 격변기를 몸으로 겪어내야만 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또 공장의 전쟁 피해와 복구과정, 1960·70년대 신설비의 도입과 생산량 증가 등 방적 기술의 변화·발전상도 생생하게 재현된다.

시사편찬위원회는 그동안 '서울 토박이의 사대문 안 기억','서울 나는 이렇게 바꾸고 싶었다', '서울 사람이 겪은 해방과 전쟁', '사대문 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임자, 올림픽 한번 해보지!' 등 5권의 서울역사구술자료집을 펴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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