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중소기업 대출을 1조5000억원 더 늘리기로 계획을 세웠다. 씨티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조1000억원이다. 이는 소매지점에서 관리하는 연매출 100억원 이하 기업에 대한 대출을 제외한 수치다. 씨티은행의 계획대로 올해 중소기업에 대해 1조5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면 지난해에 비해 40%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현재 씨티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9%다. 올해도 꾸준히 이 수준을 유지해 나가며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신규 자금 공급에서 신용대출의 비중을 소폭이라도 높여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중점 지원 대상으로 수출중소기업을 꼽은 것은 씨티은행의 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단순히 자금 지원을 넘어 해외 시장 개척과 현지화 등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계획은 씨티은행이 최근의 위기 상황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카드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씨티은행은 실적 악화 등으로 지점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등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또 최근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은 과거 중소기업 대출 등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중소기업 지원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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