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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日江山, 수태극 흘러 봄 깨우다

최종수정 2014.02.12 11:09 기사입력 2014.02.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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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이 터지는 조망의 즐거움, 홍천 금학산에 올라 수태극(水太極)을 보다

금학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정상에 서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풍광이 장관이다. 우뚝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을 병풍삼아 홍천강이 굽이쳐 휘돌아가며 선명한 태극문양을 그리는 모습은 압권이다.

금학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정상에 서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풍광이 장관이다. 우뚝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을 병풍삼아 홍천강이 굽이쳐 휘돌아가며 선명한 태극문양을 그리는 모습은 압권이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밤새 얼음이 용트림을 하며 갈라진다. 얼음을 뚫고 강물이 봄날의 기지개를 편다. 굽이치듯 봉우리들을 휘감으며 유유히 내달리는 물길이 싱싱하고 힘차다. 일출을 맞는 봉우리들은 새벽빛 속에서 화들짝 깨어났다. 눈 덮인 봉우리들의 꼭대기가 붉었고 빛이 스미는 어둠이 봉우리 사이로 낮게 깔렸다. 다가오는 봄과 물러서는 겨울사이로 뻗은 봉우리를 헤치고 수태극(水太極)을 그린 강물이 봄바람을 안고 흐른다.
 
봄을 시샘하는 영동지역의 폭설이 얄밉다. 봄을 찾아 나선 길, 너무도 많은 눈에 그만 겨울속에 다시 갇혀버렸다. 급히 방향을 돌렸다. 강원도 홍천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태극 문양을 볼 수 있는 금학산이 있고 공작산에 터를 잡은 신라고찰 수타사도 있다. 뿐인가. 8개 봉우리가 제각각 멋을 내는 팔봉산과 가리산, 홍천강도 빼놓을 수 없는 멋이다.
홍천강 노일리마을의 섶다리

홍천강 노일리마을의 섶다리

 
이중 금학산(625m)으로 향했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그러나 산정에서의 풍광만큼은 그 어느 산에도 뒤지지 않는다. 홍천강이 두 굽이 휘돌아 나가면서 완벽한 태극문양을 한 눈에 보여주니 말이다. 예로부터 태극은 만물이 생성되는 근원이자 음양의 조화라고 했다.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시작되는 이맘때의 여해지로서 이보다 더 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금학산은 홍천군 북방면과 남면 경계에 솟아 있다. 홍천강이 흘러가는 곳에 위치한 전망대 같은 봉우리다.

산행 들머리는 노일리 화계초등하고 노일분교다. 입구에 이정표와 안내지도가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 경주김씨 제각~남릉~정상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2.2km다. 넉넉잡아 2시간 정도 소용된다. 금학산 산행의 여러길 중 가장 부드럽고 편안하다.
금학산을 오르는 산행객들

금학산을 오르는 산행객들

 
포장길 끝, 경주김씨 제각이 있고 바로 옆이 산으로 드는 길이다. 10여분 오르막길을 오르면 편안한 능선길이 나타난다. 눈이 깔린 오솔길을 따라가며 느긋하게 잔설의 겨울 분위기를 즐긴다. 주변은 온통 나무들이 가리고 있어 전망은 없다.

금학산은 중간 중간 지루하지 않게 경쾌한 산행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길이 아니다. 정상에 올랐을 때 한 방에 터지는 '조망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찾는 곳이다. 하지만 걷는 내내 숲이 주는 아늑함도 만만치않다.
산행을 시작한지 50여분쯤 지나면서 점점 길이 가팔라진다. 지그재그로 비탈을 가르는 산길에서 숨은 헐떡이고 허벅지는 경련을 일으킨다. 짧은 밧줄이 걸린 암봉을 넘어서자 길 왼편에 복기바위 폭포를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10여m 높이의 폭포지만 기원을 하면 득남을 할 수 있고 100세 넘게 장수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5분여 더 올라서면 주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정상까지는 100m 남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먼저 와 박힌다. 깊은 산속을 헤매다 기인을 만난 듯 반갑다.
정상을 앞두고 가파른구간을 오르는 등산객

정상을 앞두고 가파른구간을 오르는 등산객

 
한달음에 도착한 정상에는 널찍한 전망테크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가 조망의 즐거움을 느끼는 곳이다.

땀에 젖은 배낭을 벗어던지고 조망대에 섰다. 장관이다. 이렇게 멋지게 굽이치는 강이 또 있을까 싶다.

"많은 산을 다녔지만 자연이 만든 이런 태극문양의 아름다운 풍광을 접하기는 처음"이라며 산정에서 만난 이성건(51)씨는 감탄사를 쏟아낸다.

정상의 조망은 일망무제 그 자체다. 서석면 생곡리에서 발원해 서면 마곡리까지 400리를 흐르는 홍천강이 발아래 빛난다. 그 뒤로 둘러싼 공작산과 봉화산, 오음산, 금물산은 한 폭의 그림처럼 홍천강을 감싸고 있다.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8개의 봉우리가 우뚝 우뚝 솟은 팔봉산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이고 그 옆으로 비발디파크의 설원이 펼쳐져 있다. 등을 돌리면 북쪽방면이다. 춘천의 대룡산이 자리잡고 있고 그 오른쪽엔 연엽산이 동북쪽 방면에는 가리산 정상의 바위봉이 눈에 들어온다.
금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수태극 물길

금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수태극 물길

 
금학산이 높은 산은 아니지만 휘몰아치는 강과 그 뒤로 첩첩히 뻗어 가는 산을 조망하기엔 이보다 더 할 필요가 없다.

하산길은 차량운행에 따라 달라진다. 한대의 차만 움직인다면 원점회귀가 좋다. 두 대 이상이면 남노일코스를 따라 북서능선, 327봉, 여호내고개 방향길이 좀더 길지만 부드럽다. 이 길은 종주코스이기도 하다. 길 중간에 만나는 자작나무 숲이 이국적이다. 자작나무 숲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하산길을 재촉한다.

홍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天日江山, 수태극 흘러 봄 깨우다
△가는길=
수도권에서 가면 경춘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다 남춘천ic를 나와 비발디파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김유정로를 따라 가다 팔봉유원지 가기전 홍천, 부사원 방면으로 노일교를 건너 홍천강 수변도로를 따라 10km정도 가면 노일분교장이 나온다. 네비게이션은 노일분교나 화계초등학교 노일분교로 검색하면 된다. 홍천읍내를 통과해서 가는 44번국도를 이용하면 명성터널~굴업리 삼거리에서 우회전 9번 지방도를 타고 대명비발디파크와 팔봉산 유원지를 지난다.

△볼거리=공작산 수타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708년)에 창건.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을 합해 편찬한 '월인석보'(보물745호) 제17권 ㆍ 18권이 사천왕상 복장유물로 발견되면서 유명해졌다. 최근 수타사산소길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팔공산은 전국구 명산이다. 홍천강 위에 떠있는 듯 자리잡은 산은 하늘을 찌를 듯 연이어 솟구쳐 있는 8개의 봉우리와 단애를 이루고 있는 기암절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인근에 대명비발디파크 스키장과 오션월드가 있다.

△먹거리=홍천 며느리재 너머 44번 국도변의 양지말화로구이(033-435-1555)는 대표적인 음식점이다. 고추장삼겹살이 유명한 양지말 인근은 연기가 자욱할 정도다. 수타사 입구의 칡사랑메밀사랑(033-436-0125)은 막국수로 소문났다.
노일분교 터 옆의 원조막국수집(033-435-4290)은 주인장이 한자리에서 30년을 넘게 막국수를 말아내고 있다. 산행 전후 간단한 식사로 좋다. 팔봉산유원지 부근에 매운탕, 한식 등을 내는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
금학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산봉우리들이 첩첩이어지고 있다

금학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산봉우리들이 첩첩이어지고 있다

얼음이 녹아내린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얼음이 녹아내린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전국적 명산으로 이름높은 팔봉산의 8개 봉우리들

전국적 명산으로 이름높은 팔봉산의 8개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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