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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조급증이 정보유출 불안 키웠다'

최종수정 2014.01.24 15:40 기사입력 2014.01.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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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카드 떨어지고 불안만 커진 '최악 대처'

'금융당국 조급증이 정보유출 불안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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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카드사 정보유출과 관련한 검찰 중간수사 발표가 나온 지 17일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정보유출 파문은 가라앉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신용정보회사 직원이 고객사인 카드사에서 정보를 훔친 게 발단이지만 '금융당국의 대응 미숙'과 '2차 피해 가능성 논란'이 겹치면서 급기야 금융당국 수장 사퇴론까지 번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조급증이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의 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것은 검찰의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이틀 전인 올 1월6일이었다. 정보가 최초로 유출된 시점인 2012년 12월에서 1년이 지난 뒤다. 그 사이 수차례 카드사에 대한 종합검사가 있었지만 적발하지 못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검찰에서 공식발표 이틀 전에 처음 보고를 받았다"면서 "그 전까지 금감원은 솔직히 몰랐다"고 시인했다.

금융당국이 정보를 접한 이후 행보에서 조급증은 두드러졌다.
지난 8일 검찰이 1억400만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금감원은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곧바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대국민 사과가 이어졌다. 사과 보다는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를 일단 파악하는 게 순서지만 금융당국은 카드사를 앞세워 사죄를 먼저 하도록 했다. 사태의 본질보다는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었다.

지난 17일 저녁 일부 카드사가 개인정보 유출 피해현황을 공개했을 때도 금융당국은 여유를 보이지 못했다. 연소득, 신용한도금액, 신용등급 등 민감한 정보는 물론이고 해당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의 정보까지 유출돼 대부분 국민이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일부 카드사는 본인 확인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더 큰 피해를 야기할 뻔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유출정보까지 버젓이 온라인에 떠돌아 다니는 사고가 야기되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시스템 정비 등을 이유로 20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었지만 금융당국의 압력에 서둘러 웹사이트를 연 게 화근이었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도 조급증을 버리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개인정보보호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면서 다음 달 중 대응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중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징벌적 과징금 도입' '영업정지 기간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재발방지 대책을 부랴부랴 내놨다. 이마저도 과거에 나온 대책의 재탕, 삼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태 파악과 해결이 우선이라는 원칙만 지켰다면 피할 수 있었던 비판이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사태를 키운 또 다른 축은 '금전적 피해 가능성'이다. 금감원은 사태 초기 보도자료에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이 유출된 경우 '카드 재발급을 받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각 카드사 콜센터는 연결이 불가능해졌고 은행과 카드사 창구에도 대기자가 수백명에 달하기도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2차 피해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지만 불안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금융당국이 "피해가 발생하면 100% 보전해주겠다"는 발언은 고객 입장에서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지은 만큼 소비자가 실제로 2차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보상 받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24일 0시 기준 국민카드와 농협카드의 정보유출 조회건수는 770만건, 카드 재발급 건수는 174만3000여 건을 기록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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