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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고객만 '호갱님'…사고 뒤처리도 셀프

최종수정 2018.09.08 00:48 기사입력 2014.01.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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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대기표까지 받아 줄섰더니 또 개인정보 말하라고?
정보유통 안됐다 주장만…보상할 마음은 있는 건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롯데카드 고객 A씨는 최근 신용카드 재발급을 신청하기 위해 잠실 롯데백화점을 찾아갔다 분을 삭이지 못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는 소식을 익히 들은 터라 서둘러 백화점 개장 직후 방문했는데, 그에게 주어진 대기번호표는 236번이었다. 어쩔 수 없이 기다리기로 한 그에게 이번에는 직원이 재발급 신청 에 필요한 신분증을 요구했다.
A씨는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이곳을 찾은 것도 억울한데, 몇 시간씩 기다리게 만들고 내 정보를 또 보여줬다는 점이 꺼림칙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정보 유출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카드고객이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미숙한 후속 처리에 또 한 번 분노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연일 사죄와 함께 고객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고객들은 정작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카드 고객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재발급 등 일련의 후속조치를 직접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인 제공은 카드사가 했는데, 먼저 연락을 주기는커녕 고객이 왜 그런 수고를 감수해야 하느냐'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1588'로 시작하는 각 카드사 고객서비스센터는 고객의 문의전화가 쇄도하면서 며칠째 먹통이다. 해당 카드사 영업점에는 재발급 신청 고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평소 4~5일이면 가능했던 발급 소요 기간도 신청이 몰리면서 10일 이상으로 늘어났다.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은 "이른 아침이나 오후 늦게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연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고객들은 오히려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가 언급한 '2차 피해 발생'에 대한 보상도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금융당국이 수차례 '유출된 정보가 유통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실제 피해가 발생해도 이번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불분명해 보상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일부 고객이 본인의 정보가 유출돼 금전적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카드사는 이번 정보 유출건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카드사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피해보상'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선언적인 의미지, 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카드고객 달래기 차원의 공언(空言)이었던 셈이다.

금융당국은 고객 불만에 별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객 응대를 위해 카드사에 전용회선을 늘리라고 지시한 상태"라면서 "카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할 정도로 과도한 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니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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