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순방을 통해 박 대통령이 어떤 성과를 거뒀느냐를 논하기에 앞서, 순방이 정말 잦았는지 따져본다면 박 대통령 입장에서 좀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취임 첫 1년 순방 일정은 이번까지 해서 여섯 번으로 끝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첫 1년에 8번 나갔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5번입니다. 박 대통령이 특별히 잦은 편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매번 "또 나가?"란 질책이 나오는 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세달 내리 순방에 나선 탓이 커 보입니다. 물론 패션외교니 외국어연설이니 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점, '국내선 불통 외국선 소통'이란 엇박자가 불편한 인상을 남긴 것도 영향을 줬을 겁니다.
성과 측면에서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평가절하 하는 데도 마냥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전임자처럼 '얼마짜리 계약 체결'과 같은 화끈한 뉴스가 없는 건 사실입니다.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는 대체로 모호하고 선언적 단어들로 표현됩니다. 신뢰구축, 의견일치, 교류확대 등이 그 예입니다.
해외순방은 많은 세금을 쓰는 일인 만큼, 전략적 접근을 통해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감시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또 정부의 발표들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끝까지 확인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연내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했지만 이것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협상인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애초부터 어려운 일을 곧 이루어질 것처럼 과장한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합니다.
박 대통령의 '세일즈외교'는 우리 경제의 성장 저변을 확대하려는 노력입니다. 무조건 긍정하는 것도, 덮어놓고 백안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순방이야말로 말 그대로 '국익'의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것일 테니까요. 순방의 성과에 대한 책임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지는 것이고, 그 평가는 국민의 몫입니다. 다음 순방은 3월과 5월에 있다고 합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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