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국내에서 골프장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설비가 골프카트다.
한국은 코스가 보통 산악지형에 조성돼 홀 안에서의 이동은 물론 홀과 홀 사이도 험난하다. 카트가 있어야 플레이가 빨라진다. 느릿느릿 걸어도 되는 일부 '명품 골프장'을 제외한 대다수 골프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골퍼들을 수용해야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초기 투자비가 들지만 일단 운영이 시작되면 "그린피보다 오히려 더 많이 남는 장사"라는 매력도 있다.
실제 수도권 인근 36홀 규모의 K골프장 2012년 재무제표를 살펴보니 전동카트 수입이 2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식음료 수입 28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레스토랑 운영 수입과 비슷하지만 카트는 초기투자비 이외 부대적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카트 수명은 보통 5~7년 정도, 배터리와 타이어 교체 등의 관리비용이 추가로 드는 정도다. 2년 차부터는 순익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이권 다툼까지 일어났을 정도다. 경기도 김포시사이드골프장은 대표가 2006년부터 4년간 타인명의로 전동카트 대여업체를 설립해 이 업체에 대여료를 지급한 것처럼 회사자금을 허위계상해 거액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연간 골프장 이용객 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골프장 수가 늘어나면서 골프장별 입장객은 대부분 줄어드는 추이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의 유지 관리를 위해 투자되는 비용이 그린피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카트는 적자를 보전하는 동시에 국내 골프장의 지리적인 여건을 감안해 플레이를 도와주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필수불가결한 시설"이라고 항변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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