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부흥책)는 그 자체로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다. 아베노믹스로 인해 엔저가 고착화될 경우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는 대외 경쟁력에서 일본산 제품에 밀릴 수밖에 없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보다 엔저가 우리 경제에 더 위험하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일본은 무제한적인 돈풀기를 통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기업들의 채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자국 내 소비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도 6년여 만에 1만6000선을 돌파하는 등 1년 동안 무려 50%나 올랐다.

무엇보다 경제에 대한 일본인들의 심리를 변화시켰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경제보고서에서 '디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기도 했다.


반면 엔저는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지난해 3분기 엔저 여파로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5.1%를 기록했다.

지난해 체력 회복에 주력한 일본 기업들이 올해 본격적인 공세를 펼칠 경우 한국 기업들이 체감하는 위기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인 전자, 자동차 부문이 심상치 않다. 이들 품목은 일본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로 인해 일본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일본차의 경쟁력 강화는 결국 우리에게는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아베노믹스 장기화에 따른 엔저 현상의 고착화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올해 말까지 양적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기업부터 타격이 불가피한데, 수입이 줄어든 기업들이 대출을 제대로 갚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의 위기로 옮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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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ㆍ국제금융연구실장은 "엔저가 길어지면 일본 기업들은 품질 뿐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된다"면서 "국내 기업에는 이중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우리나라 성장의 양날개"라면서 "수입가격이 떨어지면 설비투자 측면에서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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