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3대 국책 연구소라는 산업연구원이 내년도 경제ㆍ산업 전망을 내놓은 것을 두고 주위에서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분석 자료를 다시 꼼꼼히 살폈는데, 딱히 부족한 부분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7% 안팎에 달할 것이고 수출은 6.7%, 수입은 9% 내외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하루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수치와도 큰 차이가 없어 무난해 보였다.
산업연구원의 태생을 알면 지금의 위상은 더욱 아쉽기만 하다. 산업연구원은 1976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정권을 등에 업고 출범했다. 그 때의 이름은 중동문제연구소. 말 그대로 중동의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이 연구소에 맡겨진 임무였다. 이후 국제경제연구원, 한국산업경제기술연구원을 거쳐 산업연구원에 이르기까지 4번 이름을 바꿔달았다.
산업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의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소속이지만 사실상 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연구원의 역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온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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