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신고리 원전 3, 4호기의 제어케이블 안전 검증 재시험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사례는 지난해부터 눈덩이처럼 부푼 원전 부품 비리 사태의 '결정판' 같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은 원자로의 제어 신호를 주고받는 원전의 핵심 부품이다.
이 같은 준공 지연은 내년 여름철 전력난에 대한 우려 외에도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의 명분을 약화시켰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밀양송전탑공사반대대책위는 즉각 성명을 내고 "신고리 3호기 제어케이블 성능 테스트는 화염ㆍ방사능ㆍ붕산수시험 등 세 과정을 거치는데 최초 단계인 화염시험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며 "성능테스트가 통과할 것으로 미리 예단하고 공사를 강행해 주민에게 큰 고통을 끼친 정부와 한전에 준엄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을 일으킨 새한TEP는 위조에 가담할 당시만 해도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한TEP의 '작은 날갯짓'은 관련자 '줄 구속'은 물론 원전 가동 중단, 부품 전수조사 및 교체, 전력 부족, 밀양 송전탑 건설 차질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나비효과'를 내고 있다. 이로 인한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 부담은 누가 지고 갈 것인가.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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