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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지나친 행정규제, 기업인 과잉범죄화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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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硏 '기업 활동에 대한 과잉범죄화' 국제 심포지엄 개최…김일중 교수 "공정위 기소율이 증거"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공정거래법 등 한국의 기업 활동에 대한 지나친 행정 규제가 기업인들의 과잉범죄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형벌적 제재수단에만 의존함에 따라 국민의 5분의 1 이상이 전과자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업행위를 제재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징역형' 보다 '벌금형'이 꼽혔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기업 활동에 대한 과잉범죄화, 경제성장에 주는 함의'라는 주제의 국제 심포지엄에서 김일중 성균관대 교수는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의 일괄적 형법 규정 적용이 과잉범죄화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건수 중 불과 2.4%만 기소되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 활동의 위반행위에 대해 일괄적으로 형사처벌을 적용하는 공정거래법이 과잉적 처벌조항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경제력집중억제행위, 불공정거래행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한 형법 규정은 비형벌화 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행정규제의 과다 적용이 규제범죄자를 양산하는 과잉범죄화 현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피해 정도와 고의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의 행정규제 위반사례들도 무분별하게 처벌되는 현상이 관찰된다"며 "특히 규제범죄의 과다한 형벌화로 인해 국민의 5분의 1, 성인의 4분의 1 이상이 전과자로 내몰리고 있는 과잉범죄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잉범죄화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주요국의 1심 유죄판결 비율을 들어 설명했다. 실제 14개국의 1심 유죄판결 비율을 비교했을 때 한국은 핀란드와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일반범죄자의 기소율이 31%인 반면 규제범죄자의 경우 거의 두 배인 61%에 달했다.
과잉범죄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민법적 제재 방식 확대가 꼽혔다. 누노 가루파 일리노이대 교수는 "형벌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형벌이 아닌 민법적 제재방식을 취해야 한다"며 "경제활동에 대한 제재방식으로 형벌을 사용할 경우는 경제활동으로 사회가 얻는 혜택에 비해 형벌적 제재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낮을 때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범죄행위에 대한 법적용 기준 중 가장 필요한 기준은 '일관성'이 꼽혔다. 헨릭 란도 코펜하겐 비지니스 스쿨 교수는 "경제활동 및 규제범죄에 대한 과잉 처벌은 덴마크를 포함해 수많은 국가들에서 최근 관찰되고 있다"며 "하지만 경제적 범죄행위에 대한 제재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중형이 아닌 일관된 법적용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안나 쉐퍼드베일리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업 활동에 대한 과잉범죄화 현상을 설명하고 그 원인으로 법적 조항 과다와 조항의 경직된 유지를 꼽았다. 특히 수많은 형법 조항을 유지시킴으로써 사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법집행자의 경제적 유인 구조를 과잉범죄화의 근본적 문제로 지목했다.

쉐퍼드베일리 교수는 "기업 활동에 대한 범죄화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부의 이전 및 비용의 전가현상은 사회적 비용의 일부분"이라며 "수많은 법적 조항의 생산과 유지로 인해 발생되는 법준수 비용에 대한 논의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과잉범죄화의 문제점"이라고 했다.

기업인들에 대한 과잉범죄화가 최근 글로벌 트렌드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법경제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한스베른트 쉐퍼 독일 함부르그대 명예교수는 "기업행위에 대한 과잉범죄화 문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바람직하지 않은 기업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형벌적 수단인 징역형이 아닌 벌금제도라는 비형벌적 방안을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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