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학교폭력예방법 17조 9항과 11항, 17조의 2 제2항이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김모군(13)과 그의 어머니가 낸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김군과 그의 어머니는 "가해학생에게 가해지는 조치 중 전학과 퇴학처분을 제외한 나머지 조치에 대해 불복절차(재심)를 두지 않은 것은 행복추구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또 "가해학생의 보호자도 함께 특별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한 것은 부모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전학·퇴학 외의 조치들에 재심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갈등 상황을 신속히 종결해 빠른 시일 안에 학생 모두가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재심에 보통 45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학·퇴학 외 조치들에까지 재심을 허용할 경우 '신속한 구제'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폭력은 학생 주변의 여러 환경적 요인들이 결합된 총체적인 문제로서 가정은 중요한 환경적 요인에 포함된다"며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 보호자에게 특별교육을 강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안창호 재판관은 재심규정에 대한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전학·퇴학 조치 외 재심청구 자체를 차단한 것은 조치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가해학생 측을 납득시키지 못해 '학생 모두'의 원활한 학교생활로의 복귀라는 학교폭력예방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한다"며 "피해학생의 신속한 피해구제를 이유로 불복의 기회를 제한한 것은 가해학생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밝혔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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