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루머가 부른 인격살인 '당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영화 '소녀'가 다룬 '루머의 폐해'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 수능을 앞두고 거짓 소문 때문에 자살한 고3 여고생의 사연과 맞물려 묘한 시사점을 만들고 있다.
'소녀'의 주인공 윤수(김시후 분)는 말실수에서 시작된 소문으로 친구가 자살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시골로 이사하던 날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해원(김윤혜 분)과 마주치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윤수는 얼마 후 마을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는 소녀에 대해 알게 된다. 그는 소녀의 모습에서도 과거 자기가 지녔던 상처를 발견하고 더욱 강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윤수는 칼을 들고 방으로 가는 해원을 목격하고, 다음날 그의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말을 듣는다. 이 끔찍한 사건에 대한 소문은 날로 심해지고, 윤수는 그에 맞서 해원을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소녀'에서 벌어진 일과 비슷한 사건이 현실에서도 발생했다. 지난달 부산에서 한 여고생은 친구들의 거짓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두 남학생이 그의 임신에 대한 소문을 퍼트렸다"며 "장난삼아 한 이야기가 친구들 사이에 퍼져 이런 비극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여고생이 아이를 가진 증거는 단 한 가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오직 루머가 없는 사실을 만들고 확장시켜, 대중들이 그것을 진실로 믿도록 부추겼다. 그 대가는 아직 미래가 창창했던 한 여학생의 목숨이었다.
시나리오를 쓴 최윤진 영화사 꽃 대표는 "2011년 연이어 일어난 자살 사건을 보면서 '형체 없는 말도 사람을 죽일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루머는 사람을 생매장시키는 또 다른 폭력이라는 생각에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소녀'는 말실수로 친구를 죽게 한 소년과 잔혹한 소문에 휩싸인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로맨스 영화로 오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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