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새 100명 잘려…뉴스도 아니네" 다른 애널들 무덤덤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계약 기간이 다섯 달이나 남았는데 센터장이 당장 이번 달에 그만두라고 합니다.”


한 증권사 베스트 애널리스트 A씨는 지난주 목요일 급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하소연할 곳을 찾다가 21일 고객인 기관투자가들에 메신저 메시지를 돌렸다. 그는 5년 전부터 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3년째 통신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이 바닥서 알아주는 ‘선수’였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불황의 파고가 깊어지면서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되고 있다. 매출부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자가 많아서다.


리서치센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4월 1458명이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숫자는 이달 초 1352명으로 106명이나 감소했다. 반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100명이 넘는 애널리스트가 직장을 잃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구조조정 바람은 증권업계, 특히 리서치센터에서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4년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A씨는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위기 때마다 이어지는 일이다. 4년에 한 번씩, 12년 동안 벌써 이런 경험을 세 번째 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구조조정 바람은 이전에 비해 강도가 훨씬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퇴사를 종용하고 있는 데다 베스트 애널리스트까지 예외 없기 때문이다. 통상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경우 계약기간에 맞춰 ‘재계약 불가’ 입장을 통보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원을 감축해 왔다.


A씨가 속한 증권사는 리서치센터 인건비 30% 감축을 목표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외에 다른 업종 애널리스트도 퇴사 권유를 받았으며 이미 지난달 말 애널리스트 한 명이 이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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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말까지였던 이 리서치센터 대다수 애널리스트의 계약 종료기간은 오는 12월 말로 3개월 앞당겨질 예정이다. 인건비 감축을 위해 연봉을 깎으면서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는데, 기존에 보장해줘야 하는 비용까지 줄이기 위해 계약 종료기간을 3개월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메신저를 통해 A씨의 상황이 증권가에 알려졌지만 다른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전혀 이례적인 일이 아니고 어쩌면 다른 회사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이번 경우에 메신저를 통해 알려졌을 뿐 증권사 대부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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