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에 쪼들린 스티브 코언…고가 미술품 줄줄이 경매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언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회장이 천문학적인 추징금과 벌금을 내기 위해 수집하던 걸작 미술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코언 회장이 현대미술의 거장 앤디 워홀 작품 2점과 독일의 대표적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 1점 등을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작품은 다음 달 중 뉴욕에서 열리는 소더비 경매에서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될 전망이다.
특히 앤디 워홀의 작품 중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모델로 한 작품 '리즈(Liz) #1'은 경매 예상가가 2000만~3000만달러(321억6000만원)를 호가할 전망이다.
코언 회장은 거액을 쏟아부으며 예술품에 투자해온 컬렉터로 유명하다. 자산평가 전문업체 웰스-X에 따르면 코언 개인 컬렉션들의 총 가치는 10억달러를 훨씬 넘는다.
웰스-X는 코언 회장을 음반 및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게펜에 이은 세계 2위의 억만장자 예술품 컬렉터로 선정하기도 했다. 코언 회장은 올해에도 파블로 피카소의 '꿈(Le Reve)'을 1억5500만달러에 사들였다. 2007년에는 앤디 워홀의 '청록 마릴린'을 8000만달러에 사들이는 등 고가의 예술품 수백점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언 회장이 애지중지하던 소장품을 내놓는 이유는 요즘 그가 미국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이 부과한 각종 추징금과 벌금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언 회장은 최근 자신의 회사 직원 2명이 연루된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6억1600만달러를 내기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했다.
이뿐만 아니다. 미국 법무부 등 사법당국은 코언의 SAC캐피털 어드바이저스가 그동안 조직적으로 내부 정보 등을 빼돌려 부당이익을 취득해왔다면서 전면수사를 벌이고 있다. 법무부는 SAC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측이 유죄를 시인하는 동시에 2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코언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SAC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천문학적 법정 비용을 모두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이 과정에서 투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초 SAC캐피털 어드바이저스가 운용하는 투자자금 규모는 150억달러로 추정됐다. 하지만 앞으로 수개월 후면 외부 투자자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회사 금고엔 코언 회장의 자산 90억달러만 남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주변에선 코언 회장이 앞으로도 자신이 소장한 고가의 희귀 예술품들을 줄줄이 경매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예술품 경매시장에선 '코언 특수'마저 기대하는 눈치다.
월스트리트의 전설이었던 코언의 왕국도 이제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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