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땐 금융사 책임 1곳뿐, 투자자 승소는 하늘의 별따기
동양證 불완전판매 논란…과거 사례 어땠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ㆍ기업어음(CP)이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채 판매됐다는 이른바 '불완전판매' 사태가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회사채와 CP 투자자들은 연일 시위를 벌이며 동양그룹, 나아가 금융 감독당국에까지 화살을 돌리고 있다. 현재로선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CP투자자들이 주장하는 '불완전판매'는 법원에서 과연 어느 정도나 인정받을 수 있을까.
사실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이들은 어떤 경우에 보상을 받게 됐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동양 사태 피해자들이 불완전판매를 인정받을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불완전판매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미국계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부터다. 주식형 펀드를 갖고 있던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투자자들은 가입한 당시를 돌이켜 보게 됐고,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듣지도 못했다'고 반발하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소송을 준비하는 인터넷 카페가 잇따라 개설됐고, 변호사 사무실에는 소송 관련 문의가 빗발치며 줄소송이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 소송을 당한 금융상품 중 공식적으로 금융사 측 책임이 인정된 상품은 '우리파워인컴펀드'뿐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11년 파워인컴펀드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손실액 70%를 금융사가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그간 손실액의 30~40%만 배상하던 것보다 훨씬 금융사의 책임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상품의 손해배상액이 높게 선고된 것은 불완전판매 때문이라기보다는, 상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2005년 판매 당시 미국과 유럽의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해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고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편입 주식 종목이 일정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막대한 손실이 생기는 파생상품이었다는 것.
따라서 우리파워인컴펀드 외에 다른 투자상품들과 관련된 소송은 아직도 지루한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인사이트펀드로 손실을 기록한 미래에셋운용 고객들을 비롯, 수많은 고객들이 불완전판매를 내세워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개인이 승소하는 경우는 30% 수준 정도에 불과하며, 투자금액을 모두 배상받지도 못하고 있다.
회사채나 CP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LIG건설 CP를 대량으로 판매해 가장 많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던 우리투자증권의 경우에도 증권사가 대부분 승소했으며, 투자자가 승소한 경우는 5건이 되지 않는다. 투자자의 패소율이 높았던 이유는 이들이 개인적으로 과거부터 장기간 고위험상품에 투자해 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동양그룹 사태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우선 본인이 개인적으로 고위험 투자상품에 장기간 투자해 오지 않았다는 점을 밝힐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학력이나 직업 등에 따라 고위험상품임을 정황상 알 수 있다고 보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증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불완전판매로는 사실상 보상받기 어려운 만큼, 동양증권이 동양그룹의 계열 증권사로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게 낫다는 시각도 있다. LIG건설 CP 사태 당시 CP 판매사(우리투자증권)는 LIG그룹의 계열사가 아니었지만 동양증권은 판매처인 동시에 동양그룹의 계열 증권사다.
이대순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는 "동양증권이 계열사로서의 책임이 밝혀지면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100% 책임져야 하지만, 불완전판매만으로는 투자한 금액의 절반도 받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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