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을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광수)는 전날 조 전 비서관을 불러 조사했다고 6일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마주한 자리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녹음하고, 이후 국가정보원이 푼 녹취록 등을 토대로 회의록을 작성해 참여정부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인 e지원(e-知園)에 등록한 인물이다.


참여정부 측은 발언주체와 내용이 달라지거나 관례상의 표현이 여과 없이 반영되는 등 국정원 녹취록에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국가기록원 압수·열람 경과를 설명하며 봉하마을에서 반환된 e지원 사본에서 두 개의 회의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두 회의록이 지난 6월 국정원이 공개한 회의록과 내용상 큰 차이가 없고, 그 중 한 개는 삭제된 흔적을 찾아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복구한 회의록이 상대적으로 최종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참여정부가 이관대상 기록물은 국가기록원에 모두 넘긴 것으로 보이나 국가기록원 압수·열람 결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찾을 수 없다며, 애초부터 이관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을 상대로 복수의 회의록이 e지원에 담긴 경위와 회의록이 이관대상에서 제외됐는지 여부, 참여정부가 이관 제외를 결정했다면 그 지시 주체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이 ‘NLL포기발언’ 진위 논란을 수사할 당시 조 전 비서관은 검찰에 나와 “노 전 대통령이 ‘대화록을 국정원에 두고 청와대에 보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 배경을 두고 ‘NLL포기 발언’ 등 굴욕 외교를 덮기 위해서라는 견해, 후임 대통령의 업무 참고를 목적으로 따로 보호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이라는 견해 등이 오가고 있다.


검찰은 앞서 국정원이 지난 6월 공개한 회의록의 법적 성격을 ‘공공기록물’로 평가한 것과 달리, 봉하 e지원에서 발견된 회의록은 노 전 대통령의 열람·결재 등을 거친 ‘대통령기록물’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손상, 유출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기록물에 접근·열람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을 누설한 경우 3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7년 이하 자격정지로 처벌된다.


관심을 모으는 ‘회의록 삭제·미이관’ 지시 주체가 이미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이라면 현실적인 처벌 가능성이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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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 전 비서관에 이어 7일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을 지낸 임상경 전 기록관리비서관을 시작으로 참여정부 관계자 30여명을 차례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두 사람 외에도 e지원 개발을 주도한 민기영 전 업무혁신비서관, 봉하 e지원 구축에 관여한 김경수 전 연설기획비서관(현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 본부장), 2007년 회담에 동석한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 등이 주요 소환대상으로 거론된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소환 대상과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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