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부터 30여명 예정…검찰, 서둘러 수사내용 알려 논란 확산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치권의 이른바 '굴욕외교' 논란이 검찰 수사를 거치며 '사초실종 의혹'으로 번져가고 있다.


4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다음 주부터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문서관리 업무를 담당한 30여명을 차례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을 지낸 임상경 전 기록관리비서관, 참여정부의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 'e지원(e-知園)' 설계ㆍ관리에 관여한 박경용 전 업무혁신비서관, 당시 비서실장으로 국가기록원 이관 과정을 지켜본 문재인 민주당 의원, 정상회담에 동석했던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 등이 주요 소환대상으로 거론된다.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참여정부 대통령기록물 중엔 회의록이 없다고 결론내린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회의록의 진위 여부, 회의록이 이관되지 않은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존재가 드러난 회의록은 모두 3개다. 국가정보원이 2급 기밀로 보관해 오다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한 회의록, 검찰이 국가기록원 압수ㆍ열람 도중 봉하 e지원에서 찾은 회의록, 그리고 봉하 e지원에서 삭제된 것을 검찰이 복구했다고 하는 회의록이다. 검찰은 3개의 회의록이 모두 내용상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 향배는 우선 이들 회의록의 법적 성격에 달려 있다. 회의록이 국가기록원 이관 대상인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면 이를 무단으로 파기ㆍ손상, 유출하는 행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기록물에 접근ㆍ열람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을 누설한 경우 역시 3년 이하 징역ㆍ금고 또는 7년 이하 자격정지로 처벌된다.


한편 검찰이 최종 결론을 내놓기 전에 서둘러 '회의록 미이관 및 삭제'를 알린 대목도 논란을 부르고 있다. 정치적 논란을 검찰이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수사 과정에서 야당이 고발한 불법유출과 여당이 고발한 불법훼손(실종), 회의록의 두 측면을 두고 검찰 수사가 속도 차를 보인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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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아닌 언론을 상대로 설명하는 차원"이었다며 "사실 충분한 대화로 정치권에서 끝내는 게 좋았을 사건"이라고 말했다. 수사 속도 역시 "둘 다 속도를 내고 있고 상당 부분 진척돼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검찰은 회의록 실종 의혹 수사 종료시점을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로 전망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불법유출 수사가 언제 끝날지 "장담 못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간수사결과 발표'나 다름없이 회의록 존재 여부를 밝힌 검찰은 이후 노무현재단 등이 '초안은 삭제될 수 있지 않느냐', '과거 봉하마을 e지원 유출수사 때와 다른 결론'이라고 지적하자, "회의록 3개는 모두 완성본", "2008년 수사 때는 회의록 내용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이를 논박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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