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득절차 까다로워 '배타적 사용권'으로 대신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국내 증권가에선 사업모델(BM) 관련 특허는 손에 꼽을 정도다. 특허획득의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국내에선 금융투자협회가 부여하는 '신상품 배타적 사용권'을 이용하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은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기간 독점적 판매를 부여하는 일종의 상품 특허권이다. 하지만 독점사용기간이 짧고 법적 규제가 아닌 자율 규제라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조금씩 BM특허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간 피 터지는 경쟁이 아니라 해외기업과 시장에 진출했을 때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인식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현재 기준 총 19건의 배타적 사용권이 부여됐다. 한국투자증권이 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증권이 2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같은 기간 BM특허는 고작 4건에 불과하다. 제1금융인 은행에서 한 해 동안 50여건이 넘는 BM특허 등록 건수와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다.

대신 많이 활용되는 배타적 사용권은 받기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행사기간이 너무 짧다. 지난달 25일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삼성증권의 '롱쇼트 스프레드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는 불과 4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의 '1 Step-down ELS(주가연계증권)'는 보장기간이 더 짧다. 3개월이다.


반면 특허는 심사가 까다롭다. 영업방법에 관한 아이디어 자체는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이 아니므로 발명으로 볼 수 없다는 게 특허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삼성증권이 특허를 등록한 '미러링어카운트'는 리더투자자의 매매를 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보기술(IT)을 통해 구체화한 것이다. SK증권의 스마트폰용 시스템 '주식 주파수'도 스마트폰이라는 IT를 구체적으로 이용해 목표가와 신규 뉴스ㆍ공시, 외인매매포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이 정도가 아니라면 특허권을 받기 힘들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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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필 금투협 약관심사팀장은 "특허권이 강력한 것은 사실이나 회원사들이 만드는 금융상품은 특허청의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금투협의 배타적 사용권과 같은 자율적인 창의성 보호장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외국 금융회사나 국내 증권사의 국내외 진출이 자유로워진 만큼 금융특허에 대한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회사의 기술력을 알리고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배타적 상품권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와 경쟁하려면 금융특허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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