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인원 기자] 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재계와 노동계의 첨예한 대립을 빚고 있는 '통상임금'과 맞닿아 있다. 경제5단체는 최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토록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올 정기국회의 '기피 1순위 법안'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통상임금을 기초로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을 산정하도록 돼 있다. 상여금을 비롯한 각종 수당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통상임금 산정지침'이라는 고용노동부 예규를 통해 정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지침에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지 않고 있다. 개별사업장의 노사협상도 이 정부지침에 따라 임금을 산정해왔다. 하지만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은 물론 육아수당이나 학자금까지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한다고 최종 판결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야권은 지난 6월 임시국회 때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태세다.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홍영표 민주당 의원안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안이 계류돼 있다. 두 개정안 모두 근로기준법에 '통상임금의 정의'를 신설해 개념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홍 의원은 각종 수당 등 '사전에 지급하기로 정한 금품 일체'를 포함해 통상임금을 산정토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심 의원 개정안에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경우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마다 지급되는 것과 일정한 조건 또는 그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두 개정안의 차이는 '정기적', '일률적'이라는 표현에 있다. 홍 의원 개정안은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이라는 문구를 빼고 근로에 대해 사용자가 지급하기로 한 모든 금품을 통상임금의 개념으로 제시했다. 이 경우 정기 상여금을 비롯한 각종 직무 직급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이와 달리 심 의원 개정안은 월 단위로 지급되는 항목 외에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지급되는 상여금이 '정기적'인 성향을 보이면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유류비, 출퇴근보조비 같은 항목이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된다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통상임금의 범위는 홍 의원 개정안이 좀 더 포괄적으로 노동계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으며 심 의원 개정안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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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입법보다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통상임금을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아직 정부안을 마련하지도 못하고 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통상임금문제를 오래 끈다고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정부안을 늦어도 연내에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9월 정기국회에서 논란이 되더라도 법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동계는 "대법원 판결이 이미 나온 만큼 노사정 협의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통상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포함해 1주일간 근로자의 초과근로 가능시간을 12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개정안에 대해 이견이 없는데다 민주당 등 야당도 근로시간 축소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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