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단속 강화 불구 서울 25개 자치구 단속 천차만별…서초구 등 강남 3구는 단속 세지만 성동구 등 강북 지역 자치구들은 거의 단속 안해
PC방 주인 김모(57)씨는 "손님들이 피워도 되냐고 물으면 당연히 피우라고 한다"며 "구청에서 왔다 가기는 하지만 단속은 안 하고 재떨이나 치우라고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PC방 외에도 이 골목에 위치한 식당, 술집 등은 대부분 흡연 단속의 '예외 지대'라도 되는 양 손님들이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막걸리 전문점 사장은 "영업시간에 구청에서 흡연단속 나온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손님들을 안심시켰다.
최근 들어 정부 및 각 지자체가 금연 구역을 확대하고 흡연에 대한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들의 흡연 단속 실태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등 일부 구는 별도 인력을 고용해 적극 단속에 나서고 있는 반면, 상당수의 구들은 인력ㆍ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사실상 금연 구역에서의 흡연을 방치하고 있다.
실제 이 같은 상황은 서울시가 최근 집계한 '서울시 흡연 단속 현황' 통계에 잘 나타나 있다. 올해 1~7월 서울시 및 25개 자치구의 흡연단속 실적은 실내 2040건, 실외 1만2251건 등 총 1만4291건인데, 이 중 서초구가 실내 721건, 실외 1만576건 등 총 1만1297건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나머지 구들은 강남구(339건), 송파구(447건), 영등포구(268건), 용산구(373건) 정도가 그나마 흡연 단속을 하는 편이었고 다른 구들은 거의 단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동구, 광진구, 도봉구, 노원구, 서대문구 등 5개 구는 단속 실적이 '0'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구도 중랑구, 강북구, 마포구, 구로구, 강동구가 각각 1건만 단속하는 데 그쳤다. 동작구(31건), 관악구(24건), 성북구(28건) 등도 '상징적' 수준의 단속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지자체들의 경우 주 단속 대상인 자영업자들의 민원이나 구청장의 의지 부족, 인력ㆍ예산의 한계 등 때문에 흡연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흡연 단속 건수 0건인 노원구 관계자는 "그동안 계도 위주로 흡연 단속을 해오긴 했다. 하고 싶어도 인력이 없고 예산이 부족해 단속을 못했는데 이번 달부터 전담 인력 2명을 채용해 본격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이혜영 기자 it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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