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과정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코레일은 무궁화호 기관사가 신호를 무시하고 KTX가 완전히 역 구내를 빠져나가기 전에 급출발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관제실과 여객전무 어느 누구도 '멈춤 통보'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2차 충돌은 1차 추돌 이후 대구역으로 진입하던 하행선 KTX에 사고 소식이 바로 전달됐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기관사와 여객전무의 신호 혼선, 관제실의 부실 통제, 허술한 사고 연락 체계 등 안전 불감증이 낳은 전형적인 인재다.
코레일은 빈번한 KTX의 사고를 계기로 2012년까지 철도의 안전을 항공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바로 두 달여 전에는 '휴먼 안전센터'를 설립해 인적 오류의 원인을 규명해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등 인재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대구역 사고를 보면 다 헛말로 들린다.
더 큰 참사를 막기 위해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임기응변 처방이 아니라 근원적이고 총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노사 갈등을 접고 근무기강 확립, 신호체계 관리 등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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