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委 소속 의원 자질과 태도 '논란'
EU 의회 의원과 간담회 자리서 불필요한 농담
女참석자에 "윗옷 벗고 하시죠"
질문엔 제대로 답 못하고
자리 들락날락 어수선한 분위기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국이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어 실내온도 26도 제한이 있습니다. 조금 덥죠? 정장 윗옷 벗고 시작하시죠. 여성 의원님들도 편하신 대로 벗으시면 됩니다. 하하하."
농담으로 건넨 말이었지만 순식간에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27일 국회 본관 의원식당에서 강창일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주재로 열린 한국과 유럽연합(EU) 의회 의원 간담회 자리에서의 해프닝이다.
이날 EU 산업연구에너지위원회 대표단은 양국 간 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의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한했다. EU 측에서는 유럽의회 산업연구에너지 위원회 아말리아 사르토리 위원장 및 위원과 주한 EU 대사 등 8명이 참석했다. 8명 가운데 5명은 여성 의원이었다.
오후 3시부터 열린 간담회는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우리 측에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및 수석 전문위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자리는 EU 대표단이 한ㆍEU 간 현안 해결 및 협력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강 위원장에게 요청해 성사됐다. EU 대표단은 우리나라 전력 산업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추세, 셰일가스 개발 노력 등 에너지 현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부 지원 기술 개발 시 기업의 매칭 펀드를 의무화함으로써 기업의 책임감 있는 기술 개발 추진을 유도하는 등의 민관 파트너십과 거버넌스 전략에 대한 많은 질의도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측 산업위 위원들의 태도와 자질이었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분위기가 지나치게 어수선하고 우리 측 의원들의 실수가 계속됐으며 EU 측 의원들 보기 민망할 정도로 준비 미흡이었다"고 혹평했다. EU 대표단의 높은 관심과 달리 산업위 위원들의 답변 수준이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의 주재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EU 측 의원의 발언을 강 위원장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과한 손짓을 하면서 해당 의원이 언짢아했다는 전언이다. 또한 이날 참석한 산업위 일부 의원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들락거리면서 토론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전력난 해소, 밀양송전탑 갈등,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같은 국내 현안은 물론 셰일가스 사용 확대 등 대외적인 현안이 산적해 있는 국회 상임위원회다. 그 어느 상임위보다 의원들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게다가 지금의 국회는 모든 현안들이 집결·논의되고 토론을 거쳐 실제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날 산업위 국제회의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초보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 측 관계자에게조차 비웃음을 받는 의원들이라면 대화 당사자인 EU 의회 의원들에겐 어떻게 비춰졌을 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국정을 논의할 때는 열정만큼이나 실제 실력과 전문성이 담보돼야 '배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는 교훈을 되새겨주는 '금배지 촌극(寸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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