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농성 6년만에 전원복직 단협 원상복구 합의...특수고용노동자 문제 공론화 성과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 지부는 25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지난 23일 회사 측과 마련한 잠정 합의안을 찬반 투표를 거쳐 통과시켰다. 26일 노조 지부는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발표문을 통해 "6년이라는 긴 시간, 온 역량을 쏟았고 많은 것을 버리며 투쟁한 결과이기에 아쉽고 미련이 남는다"라면서도 "이제는 현장을 재건하고 조직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사 양측은 농성 기간 중이던 지난해 1월 사망한 이지현 조합원을 포함한 해고자 12명도 전원 복직시키기로 했다. 해고자들은 해고 당시 지국으로 복귀하고, 관리지역은 해당지국 교사의 평균과목 수를 고려해 공정하게 배정한다. 그동안 사측은 사망한 조합원을 복직시키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노조와 마찰을 빚어왔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서 발생한 모든 고소, 고발에 대해서도 서로간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처벌불원 탄원서를 한 달 내로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재능교육은 노조에 생활안정지원금 및 노사협력기금으로 2억2000만원도 지급하기로 했다.
2000일이 넘게 지속되어 온 재능교육 사태는 특수고용노동자 문제를 우리 사회에 공론화시켰다.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간병인,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개인 사업자 신분을 동시에 갖고 있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재능교육지부 노조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노동자로 인정받는 데 2000일이 넘게 걸린 셈"이라고 말했다.
장기간의 농성은 회사 측에도 타격을 입혔다. 이미지 실추는 말할 것도 없고, 회원 수도 지난 6년 동안 반토막이 났다. 재능교육 관계자는 "특수고용직 문제가 처음으로 이슈가 되다 보니 정치, 사회, 노동계에서 지켜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이번 사안이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결정 하나를 내리는 데에도 경총이나 노동계에도 자문을 많이 구했다"고 말했다. 노조와 사측은 26일 저녁 혜화동 본사에서 조인식을 열고 본격적인 세부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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