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Book]세계 경제지표의 비밀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간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는 1930대에 진입했습니다. ISM 미국 제조업지수는 55.4로 2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5년6개월만에 가장 낮았군요"
한 경제매체의 보도내용이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를 국내 증시와 연결짓고 있다. 이런 보도는 매주 매달 모든 언론에서 쏟아진다. 미국에서 발표된 경제지표가 전세계 증시를 들었다놨다 하는 주된 재료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출간된 <세계경제지표의 비밀>은 주요경제지표를 집대성했다. 누가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했고 어떻게 조사를 하는지, 주식·채권·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룬다. 500쪽의 두께가 부담스럽다면 제3장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들'만 훑어도 좋다. 시장민감도를 높음, 중간, 낮음으로 구분했다. 발표 시간과 시기, 빈도, 작성기관, 웹사이트 주소도 나와있다.
당장 내일(5일) 발표 예정인 지표부터 살펴보자. 미국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지수다. 이 지표는 1998년 6월 처음 발표됐다. 전체경제의 80%를 차지하는 비제조업 산업분야의 고용동향, 신규주문, 비용의 변화를 지표로 나타낸 통계다. 17개 이상 산업군에 종사하는 370명 이상의 구매관리자가 작성한 설문을 토대로 만든다.
지표 작성기관은 공신력있고 역사도 길다. 공급자구매관리협회(ISM)는 미국 전역의 기업구매관리자들을 대표하는 단체다. 구매관리자들은 제조업체에서 자재 조달을 책임진다. 제품 수요에 대응해 생산자재와 재료의 주문을 늘린다. 제조업활동의 최전방에 있는 셈이다.
ISM관련 지표의 역사는 미국 제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 시기까지 거슬러올라간다. 허버트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건전성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인식해 전국 구매관리자협회에 제조업 관련 보고서를 개발토록 압력을 행사한다. 결국 이 지표는 1931년 최초로 발표됐다. 세계2차대전으로 4년의 공백을 가졌던 때를 제외하곤 빼먹은 때가 없었다. 오늘날까지 80여년째다.
고용동향을 알려주는 실업수당청구건수도 중요한 지표다. 수치가 높으면 경제상황이 나빠 실업률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실업률이 상승하면 미국인들의 지갑이 얇아진다. 한국산 자동차, 프랑스산 와인, 인도네시아산 의류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가 줄어든다. 경기위축에 대한 불안감을 선반영한 증시는 급락한다. 금리도 떨어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미국 경제지표는 기업가, 연금생활자, 가정주부, 노동자, 자택소유자, 임차인 등을 가리지 않고 영향력에 손길을 뻗는다.
ADP전미고용보고서도 시장민감도가 높은 지표 중 하나다. 미국 전역에서 수집한 실제 급여자료의 표본조사를 기반으로 해 신뢰도가 높다. 미국 전역 50만개 이상 기업들의 급여 내역을 토대로 한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지표는 미국을 넘어 각국의 애널리스트들의 경제진단자료로 사용된다.
경제지표는 전문가들이나 다루는 난해한 용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경제지표의 전후앞뒤를 상세히 풀어쓴 공력과 충실함이 이 책의 매력이다. 저자가 책 서문에 '미국 경제정보는 그 폭넓은 범위와 위상으로 인해 세계표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히고 있듯 지표의 탄생역사와 영향력을 살펴보다보면 미국이란 강대국이 수집하는 수준높은 경제정보의 양에 혀를 내두를 지 모른다.
<'세계경제지표의 비밀'/버나드 보물 지음/럭스미디어 출간/값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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