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서머스 한 컨퍼런스에서 양적완화 효과 부정 발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으로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사진)이 급부상하면서 뉴욕 증시 주가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지난 4월 한 컨퍼런스에서 양적완화 효과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서머스가 차기 FRB 의장이 되면 미 통화정책에 큰 변화(big shift)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의 큰 변화는 곧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요인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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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는 지난 4월 산타 모니카에서 있었던 한 컨퍼런스에서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양적완화가 실질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당시 "성장률이 낮아지면 5.5% 실업률도 더 이상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 실업률에 대한 개념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이는 현재 FRB가 특정 실업률을 목표로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머스는 따라서 경제성장 잠재력이 낮아진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이냐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이에 따라 금리 정상화 정책도 운용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머스가 미국 경제에 낙관적 전망을 견지해왔다는 점도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양적완화 정책의 근거로 고용시장 회복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내세워왔다. 그에반해 서머스는 고용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당 부분 회복됐다고 주장한다. 서머스의 경제에 대한 견해가 버냉키와 공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서머스가 양적완화가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이에 따라 인플레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완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차기 FRB 의장 후보로는 재닛 옐런 부의장이 가장 유력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와 더 친분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 서머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던 서머스는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 위원장을 지냈다.


옐런은 양적완화 정책의 뼈대를 만든 인물 중 하나로 그동안 FRB 부의장으로서 버냉키 의장과 찰떡궁합을 과시해왔다. 옐런이 지명되면 통화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 좀더 금융시장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다.


관계자들은 이미 백악관이 서머스를 확실한 선택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민주당 소속 상원 의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옐런 지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 서한에는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54명 중 3분의 1 가량이 서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통화정책보다는 서머스가 글래스-스티걸 법 폐지에 앞장섰다는 전력에 주목하고 있다. 대공황을 계기로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엄격한 분리를 규정했던 글래스-스티걸 법의 폐지는 월가의 탐욕을 키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발단으로 지적받고 있다. 서머스가 FRB의 수장이 되면 투자은행에 대한 규제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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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지만 상원 동의를 필요로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차기 FRB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머스는 2006년 하버드대학 총장으로 재직하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서머스와 옐런 모두 FRB 의장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하면서도 사상 최초의 여성 FRB 의장 탄생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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