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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아침]멘델이 '유전학의 아버지'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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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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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2년 오늘은 근대 유전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멘델이 태어난 날입니다. 멘델은 수도사 였습니다. 실제로 그가 2만8000포기의 완두를 가지고 10년 동안이나 교배실험을 한 곳도 수도원 한 켠의 정원이었습니다.

성서를 연구해야 할 수도사가 유전학을 연구한 것은 일견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가난 했던 멘델의 집안 배경이 있습니다. 멘델은 오스트리아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무척 영리했던 멘델을 교육시키고 싶었으나 대학에까지 보낼 형편은 되지 못했습니다.

마침 당시 수도원장이 교육에 관심이 높아 멘델의 아버지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공부를 계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들에게 사제의 길을 걷게 한 것이죠.

이 때문에 멘델은 수도원 생활 도중에 빈 대학에서 2년간에 걸쳐 실험물리학, 통계와 확률, 식물생리학 등을 공부하고 옵니다. 이들 학문은 1865년 멘델이 '식물잡종에 대한 실험'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논문을 쓸 수 있었던 굳건한 토대가 됐습니다. 말하자면 수도사의 옷을 입고는 있었지만 멘델은 유능한 과학자였던 것입니다.
한편 멘델이 유전학의 아버지로 자리 잡은 데는 학문사적으로 재미있는 배경이 있습니다. 그가 논문을 쓴 뒤 35년이 지난 뒤, 그가 죽은 지 16년이 지난 뒤인 1900년 초 네덜란드에서 우리에게는 '돌연변이 설'로 유명한 드 브리스가 프랑스어로 논문을 한편 발표합니다. 멘델의 주장과 같은 내용이었죠.

사실 드 브리스는 연구가 끝난 시점에서야 이미 오래 전에 멘델이 같은 연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드 브리스가 자신의 논문에 멘델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드 브리스는 곧바로 발표한 독일어 논문에서는 멘델이 이미 같은 연구를 했으며 자신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드 브리스의 프랑스 논문이 나온 것과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서는 카를 코렌스, 오스트리아에서는 에리히 폰 체르마크가 같은 논문을 발표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논문이나 특허는 시간의 선후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연구라도 이미 선행연구가 있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아마도 드 브리스를 비롯한 세 사람은 무척 당황했을 것입니다. 요즘처럼 연구정보가 서로 빠르게 교환되던 시기도 아니었고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선행연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기도 아니었으니까 이해는 됩니다.

세 사람은 누가 먼저 연구했느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선행연구인 멘델을 인정하는 쪽을 암묵적으로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서로 편했을 테니까요.

한편 멘델의 입장에서 보면 각기 다른 곳에서 자신의 논문을 입증하는 논문이 발표되었으니 곧바로 유전학이 정립되는 좋은 기회를 가진 셈입니다. 멘델이 논문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아무도 그의 논문을 주목하지 않았거든요.

참, 7월 22일인 오늘은 파이(π)의 날 중 하나입니다. 22를 7로 나누면 3.142857...로 파이의 근사값을 유리수로 표현한 것이죠.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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