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급여 삭감·반납 바람..하나 시작으로 신한·KB 등 잇따라 검토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저금리ㆍ저성장의 경영환경과 대기업 부실 여신 등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금융지주들이 임원 급여 줄이기에 나섰다. 나날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경비 절감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임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적은 쪼그라들지만 임원들은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임원들의 급여 반납을 선언한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에서도 임원 급여 조정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임원의 급여 반납을 선언한 하나금융지주를 필두로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임원 급여 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임직원의 급여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성 저하에 대응한 바 있다.

이번엔 하나금융이 총대를 멨다. 하나금융그룹은 18일 김정태 회장이 급여의 30%, 등기임원인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급여의 20%를 자발적으로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향후 그룹 전 관계사 임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 급여의 일정 부분을 반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도 조만간 임원 급여를 줄이는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한동우 회장은 취임 후 계속 연봉 체계를 개선해 왔으며 최근 금융환경 악화에 대응해 연봉과 장ㆍ단기 성과급을 포함한 다양한 급여체계 변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시적인 급여 반납이 아닌 연봉체계를 조정해 급여를 낮추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종전보다 더욱 성과에 연동되는 방식으로, 세부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이사회에 보고하고 하반기 중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초에도 성과급이 연간 실적 목표와 과거 5개년 성과까지 감안해 추가로 조정되도록 급여체계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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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신임 회장이 취임한 KB금융도 비용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회장 급여 조정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임영록 회장의 급여가 조정되면 계열사 대표 및 임원들의 급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2009년에도 임원들이 급여의 10%를 반납한 적이 있다. 민영화 추진을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도 비용 절감을 위해 지주 임원을 19명에서 4명으로 줄였고 일반 업무추진비 역시 20% 삭감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일반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원들의 급여가 적지만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수익 개선을 위해 임원들의 급여부터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효율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체 직원의 공감대 형성과 의지가 필요한 만큼 임원부터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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