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많은 고학력 男일수록 쉽게 사기당해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금융사기 피해자들을 분석해 보니 돈 많은 고학력 남성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미국은퇴자협회(AARP)가 금융사기 피해자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금융사기 유형별로 피해자들의 특성이 달랐는데, 투자사기 피해자들은 주로 남성이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편이고 교육수준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처방약 및 신용도용 사기 피해자들은 복권사기 피해자들과 유사했는데, 연령이 높고 여성일수록, 소득수준이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AARP는 "피해 유형별로 나타나는 구체적인 특징이 다르다. 일부 사람들은 특정 유형의 사기에 대해 피해를 입을 확률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사기 유형 전체적으로 본다면 결국 누구나 사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피해자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유사한 특성 가운데 하나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의 나이가 많았다는 점이다. 피해 유형별로 평균 나이를 살펴보면 수수료 사전 수취 사기 피해자들은 44세로 가장 낮았고, 처방약 및 신분도용 사기 피해자는 77세로 가장 높았다. 설문 결과 고령 피해자일수록 피해를 인지하고 피해 상태를 알릴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경험자들은 사기꾼과 판매원이 사용하는 설득전략에 관심이 많았고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신을 노출했다. 무료 점심 제공 세미나에 참석하고, 모든 우편물을 개봉하고 읽어보며, 우편으로 무료정보를 신청하는 등 판매 상황에 자기 정보를 노출시키는 행동을 했다. AARP는 "일단 사기꾼에게 금전적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기꾼이 사용하는 설득 전략에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과거에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반복해서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들은 피해를 인지하는 것도 부족했는데, 피해자 가운데 41%만 그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다. 피해자 중 59%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피해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사기 당하지 않았다는 부인(denial) ▲기억력 감퇴 ▲누군가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정말로 알지 못하는 경우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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