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엄마 김희진씨는 딸에게 사줄 위인전을 보러 서점에 갔다 깜짝 놀랐다. 요즘의 위인전이 자신이 어렸을 적 읽던 것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일단 인물 자체가 예전과 다르더라구요. 전 '신사임당', '세종대왕', '에디슨' 이런 인물부터 떠올렸는데 '코코 샤넬', '스티브 잡스'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달라지는 교육과정과 세태, 그리고 세계화 시대에 걸맞춰 위인전도 변화하고 있다. 우선 인물 선정부터가 달라졌다. 과거 위인전엔 수십년전, 수백년전 인물들이 주인공들이었다면 지금은 최근 화제가 되는 인물이나 현존하며 각 분야에서 활약을 펼치는 인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연아', '안철수', '워렌 버핏', '버락 오바마', '반기문' 등 뉴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인물들이 그 예다.

뿐만 아니라 소개되는 위인들의 분야도 다양해졌다. 정치인이나 학자, 예술가 위주에서 벗어나 '스티브 잡스', '코코 샤넬', '밥 말리', '펠레', '조앤 롤링', '오프라 윈프리' 등 기업인, 뮤지션, 운동 선수, 작가, 방송인 등의 이야기도 출판됐다. 특히 경제분야나 기업인들의 인물 이야기가 인기가 많다.


인물 선정뿐만 아니라 위인전의 형식도 싹 바뀌었다. 과거엔 일대기 식으로 위인전이 서술됐다면 지금은 업적과 사례 중심으로 서술되는 추세다. 4~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웅진다책의 '첫 인물 그림책 이담에' 시리즈는 인물이 성과를 이루게 되는 계기나 성과를 이룬 상황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도입부부터 빠져들도록 했다. 또한 '멘토'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맞게 멘토링 형식으로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소심하고 부끄럼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안철수 아저씨도 부끄럼쟁이였지만 꿈이 많아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다'는 내용으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한 것이 그 예다. 이 시리즈는 2009년 12월 출시 이후 5만세트 넘게 판매됐다.

다산어린이의 'who' 시리즈 역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인물의 어린 시절에 중점을 두고 만화 형식으로 스토리를 풀어가 아이들의 몰입도와 공감을 높였다. 한국톨스토이의 '뉴 통큰인물이야기'시리즈는 아이의 성격과 비슷한 성격의 위인을 찾아볼 수 있는 특별부록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위인전 트렌드의 변화는 학생들의 유학이 증가하고 다른 나라와의 교류가 잦으면서 어린이와 학부모들의 시선이 전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아이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일찍 찾게 해 주려는 요즘 젊은 부모들의 성향도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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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입시제도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입학사정관제 및 자기주도학습 계획을 담은 자기소개서가 입시의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다양한 독서 이력을 위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위인전의 내용과 형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은정 한국톨스토이 편집장은 "요즘 아이들은 김연아, 류현진처럼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인물들을 알고 싶어하고 부모들 역시 이들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 위인전을 통해 부모들은 일방적으로 롤모델을 제시하지 말고 아이들 스스로 잘하는 것을 깨우쳐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은 기자 muse8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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