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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老 교수에게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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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한남대 명예교수, ‘마르퀴스 후즈 후’ 등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모두 이름 올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시각장애인으로 생활하면서 세계 최고 화학자 반열에 오른 이수민(68) 한남대 생명나노과학대학 명예교수가 올해도 세계 3대 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교수는 최근 ‘마르퀴스 후즈 후(Marquis Who's Who)’와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re)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미국 인명정보기관(ABI)에 ‘2011 최우수상 수상자’로 이름이 올라간 뒤 2년 만이다.
이 교수는 선천적인 장애가 아닌 후천적으로 시각 장애를 갖게 된 국내 유일의 시각장애인 화학자다.

어렸을 때부터 ‘수재’ 소리를 들어왔던 이 교수는 서른넷 나이에 박사학위, 이듬해 한남대 학과장이 되는 등 30대에 남들보다 큰 성공을 이뤘다.

이 교수에게 인생의 위기가 온 것은 1982년 37살 때다.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병원서 ‘녹내장 말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한 뒤엔 그나마 희미하게 보이던 게 하나도 보이지 않게 됐다. 시력을 완전히 잃은 것이다.
절망에 빠진 이 교수를 일으켜 세운 것은 부인 김군자씨였다. 김씨는 남편을 위해 수백권에 이르는 책자를 읽고 녹음해 남편이 화학분야의 최신 학문흐름을 알 수 있게 했다.

1984년에 복직, 시각장애를 속이고 강단에 섰다. 미국 메사추세츠 공대에서 석학들과 주고받았던 생생한 화학관련 지식들을 제자들에게 전해주면서 다른 교수와 똑같이 강의하기 위해 교재를 모두 외웠고 심지어 학생들의 출석부도 외웠다.

그의 수업은 강의시간 내내 교재를 보지 않고 열정적으로 수업한다고 해 학생들 사이에서 ‘수준 높은 강의’란 평과 함께 인기가 높았다.

이러길 6년, 시각장애를 속일 수는 없었다. 1990년 비로소 장애인으로 등록했고 이때서야 뒤늦게 점자공부를 시작했다. 실명을 떳떳하게 밝히고 나자 더 많은 학생들이 그의 수업에 몰렸다.

그는 최근까지 국제학술지에 17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모두 시각을 잃은 뒤 일이다. 2002년에는 ABI(국제인명정보기관) 인명사전에 세계과학계를 이끄는 선도과학자로 등재됐다.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의 뛰어난 과학자명단에도 이름이 올랐다.

그는 2010년 정년퇴임한 뒤 한남대 명예교수로 남아 1주일에 2번씩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남대 장학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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