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기업 왜 주가는 많이 안떨어질까
슈퍼甲의 그림자 '평판리스크' 투자심리에는 영향 없는 이유
재무구조·실적 모두다 탄탄 · '甲' 노릇 할만큼 우량 기업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갑(甲)의 횡포'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 사태로 이른바 '나쁜 기업'들의 주가수익률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평판 리스크'가 투심을 얼어붓게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욕 우유' 파문을 일으킨 남양유업을 비롯해, '라면 상무' 포스코, 노동자 파업과 질식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던 CJ대한통운과 현대제철은 모두 독보적인 업계 1위 기업이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637억원)은 상장사 가운데 업계2위인 매일유업(263억원)의 3배 수준이다. 포스코는 제철업 분야 독점기업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업계 2위인 CJ GLS와 합병으로 더 강한 독점기업이 됐다. 현대제철은 열간 압연 및 압출 제품 제조업계 1위다.
이 때문일까. 이른바 '나쁜 기업'으로 몰린 이들 기업의 주가는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이미지가 나빠져도 주가는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기업의 평판이 나빠지면 매출 부진으로 이어져 기업의 펀더멘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무색케 하는 결과다.
이들 상장사의 주가는 논란직후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포스코 계열사 임원이 라면 서비스가 마음에 안든다며 항공사 여성 승무원을 잡지로 때리던 추태를 부린 것이 보도된 날, 모기업인 포스코의 주가는 보합마감했다. 택배기사의 열악한 처우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주가는 파업기간 동안 0.4% 떨어지는데 그쳤다. 현대제철 역시 노동자들의 질식 사고가 있었던 날 주가가 3.59% 밀렸지만 다음날 1.48% 올라 내림폭을 금세 만회했다.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남양유업은 어떨까? 욕 우유 파문 이후 주가가 10%넘게 밀렸지만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였던 점을 감안할 때 낙폭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종가 기준 94만1000원이던 주가는 4개월동안 23.8% 뛰어 지난 2월 황제주가 됐고 4월말 116만5000원을 기록했다. 5월 들어서 '욕 파문'으로 16.14% 밀려 14일 종가기준 97만7000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서 큰 폭의 약세라고 보기 어렵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처럼 탄탄한 주가 흐름이 가능한 것은 이들 기업의 재무구조도 '슈퍼 갑(甲)'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조3650억원으로 낙농제조업 평균인 8241억원을 1.6배 가량 앞선다. 재무안정성도 높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18.57%. 유동비율은 482.51%다. 유보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1만9951.5%다. 자본금의 199배가 넘는 돈을 곳간에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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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물의를 빚은 기업들은 소위 '갑' 노릇 할만큼 우량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며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쉽게 끓고 사라지는 평판리스크보다는 재무건전성을 기준으로 투자 판단을 한다면 저점매수의 기회로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투자시 평판리스크도 분명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란 것은 기업의 미래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과거 지표인 재무제표보다는 미래의 수익성을 고려해 움직인다"며 "평판리스크로 인해 얻은 타격이 미래의 재무적 쇼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또한 투자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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