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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원 vs 3500원' 급식, "이젠 키 좀 커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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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원 vs 3500원' 급식, 칼로리 차이 '확연'
"시설 아동일수록 영양보충 필요해"


▲ 2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아동복지센터 아이들이 아름다운재단의 급식비 지원을 통해 3500원 짜리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 2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아동복지센터 아이들이 아름다운재단의 급식비 지원을 통해 3500원 짜리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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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음식의 질이나 맛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급식비가 오르면 고영양 식품에 같은 재료라도 품질이 더 좋은 걸 고를 수 있으니까요."
22일 오전 7시. 서울시내 A아동복지센터 급식소는 원생들의 아침식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줄지어 선 아이들의 손엔 한눈에 보기에도 푸짐하게 차려진 식판이 쥐어졌다. 먼저 자리를 잡은 아이들은 식사에 열중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비영리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센터 내 원생들의 1인당 급식비가 152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된 지 일주일이 흘렀다. 이날 식단에는 잡곡밥과 아욱국, 김치를 비롯해 불고기, 버섯볶음, 김 등 반찬 3가지, 샐러드와 샌드위치, 요플레가 후식으로 곁들여졌다.

센터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하지윤 영양사는 "지난 15일부터 기본 반찬인 김치 외에 2가지였던 반찬이 3가지로 늘었고, 비싸서 잘 먹이지 못했던 채소류도 넉넉하게 배급할 수 있게 됐다"며 "아이들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건네 준 식단표에는 훈제오리와 연어스테이크, 깐풍기, 파스타 등 특식을 비롯해 오렌지, 청포도, 버터롤 등 다양한 종류의 후식이 포함돼 있다. 밥과 조리가 간단한 반찬 위주였던 지난달 식단과 비교하면 요리류가 늘고 가짓수도 풍성해졌다.

하 영양사는 "1520원 짜리 식단이 한끼당 600㎉에 불과한 반면 3500원 짜리 식단은 750~850㎉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며 "소고기 등 고단백 음식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3500원 짜리 식판은 아름다운재단이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간 실시한 '불평등한 식단, 나는 반대합니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부금으로 마련됐다. 배우 유아인 등 시민 1만5000여명이 참여해 총 3억7600만원이 모아졌고, A아동복지센터와 또 다른 시설 한 곳에 일년간 급식비로 지원될 예정이다.

▲ 3500원 짜리 급식(왼쪽)과 1520원 짜리 급식(오른쪽) 식단을 비교해서 식판에 담은 결과, 반찬의 가짓수와 재료의 품질, 열량에 있어 큰 차이를 보였다.

▲ 3500원 짜리 급식(왼쪽)과 1520원 짜리 급식(오른쪽) 식단을 비교해서 식판에 담은 결과, 반찬의 가짓수와 재료의 품질, 열량에 있어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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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이 이달 초 이들 보육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양분석 조사에 따르면 시설아동(3~12세)의 한끼당 에너지 섭취량은 일반가정 아동에 비해 최대 372㎉가 적었다. 13~18세 사이 청소년의 경우엔 한끼당 최대 516㎉까지 열량 격차가 벌어져 성장기 발육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시설 아동들의 평균 키는 또래 아동보다 최대 13㎝ 작고, 체중 역시 최대 13㎏까지 적게 나갔다. 이 같은 사정은 중·고등생 역시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빈 센터 원장은 "전국 1만6000여명에 달하는 시설 아동들은 또래 아동에 비해 신체 발육 상태가 좋지 못하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 또한 현저히 낮다"며 "이미 입소 전부터 학대나 방치 등으로 정상적으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시설 아동들은 영양소가 제대로 갖춰진 건강한 식단으로 영양을 보충해줘야 한다"며 "국민기초생활법에 의해 시설 아동에 대한 생계비가 지원된다는 이유로 턱없이 부족한 급식비 문제를 외면한다면 또래 집단과의 영양 격차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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