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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영농 대비는 ‘적정한 물 관리’로부터

최종수정 2013.04.08 18:49 기사입력 2013.04.08 18:49

[아시아경제 노상래]

김외출(한국농어촌공사 강진완도지사장)
소득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모두 다 돈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일정한 소득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그에 걸맞게 지출을 하기 때문이다.

예상치 않게 돈 쓸 일이 생겼을 때는 평소 저축을 하지 않는 사람은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반면 소득이 많지 않더라도 알뜰히 저축하고 씀씀이를 줄인 사람은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보면 어느 가정의 돈 부족 여부는 소득 수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현명한 예측을 통한 지출의 씀씀이 그리고 저축량을 조절하는 대응 능력에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 부족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연간 평균강수량은 1274㎜로 세계 평균(973㎜)보다 많다. 하지만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다보니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700㎥ 미만이 되어 ‘물 부족 국가군’에 속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수량이 적은 ‘물 기근 국가군’에 속한 이스라엘은 물 부족을 탓하기보다 물을 적게 쓰더라도 잘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

물 부족을 수치화 해보자. 우리나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의 양은 1300억㎥에 달하는데 그 중 사용하는 양은 27%에 불과하고, 여름 한철에만 유용하게 활용되지 않고 약 400억㎥의 물이 바다에 그대로 버려진다.

2020년 우리나라의 물 부족 예상량은 1년에 26억㎥으로 단지 버려지는 물의 6.5%가 모자란 셈이다. 홍수 때 팔당댐에서 초당 1만㎥씩 방류한다고 하면 하루에 8억6000만㎥을 버리는 것이다. 어찌 보면 3일만 잘 관리하면 해결되는 양이기도 하다.

지난해 봄 사람들 사이에 ‘104년만의 가뭄’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봄 가뭄이 발생했었다. 평년의 경우 다우기에 해당하는 7월까지 불볕더위가 계속돼 대지가 타오르고 만물을 더 마르게 했던 1982년 당시의 가뭄 피해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및 관련기관이 항구적 가뭄대책(내용적 확대, 관정 개발, 용수로 구조물화)과 더불어 각종 양수 장비에 대한 사전 점검·정비를 실시하는 등 가뭄에 철저히 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가뭄 면적은 최고 19만7000㏊에 이르렀다.

더욱이 우리 관내의 저수지의 수혜구역에 발생한 가뭄 피해는 더 심해 파종된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상·하류지역 농업인간의 물 분쟁까지 겹치면서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었다.

공사에서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중장비를 동원해 보조수원을 마련하고 용수로를 정비하는 등 농경지 급수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전 직원은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불철주야 가뭄 해갈에 매진했다.

또한 행정기관에서는 보유 중인 양수기를 무상으로 농업인에게 대여했으며 농민들은 십시일반 용수를 아끼고 서로를 보살펴 가뭄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었다. 농업인과 공사 그리고 관련기관의 공조가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공사, 행정기관, 농어민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물 관리 책임자’라는 깊은 자각을 마음에 새겨 물 절약을 실천하고, 기후 급변과 같은 기상여건 변화와 선례를 잘 고찰하여 선제적 대응력을 키운다면 반복적인 가뭄 피해의 아픔은 분명 우리들이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 부족 국가라고 하면서 걱정만 하기보다는 열악한 자연조건 아래 수 천년을 잘 버텨온 선조들의 지혜를 보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모든 국민이 상호의존적 연대를 키워 물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예산의 적극투자로 낡은 수리시설을 개선해 낭비되는 물이 없도록 함으로써 올해도 풍년농사가 될 수 있도록 다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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