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농무부, 인류 식단 25% 벌들이 좌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구에서 벌이 사라진다면 일류는 4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아이슈타인이 일찍이 꿀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꽃들 사이로 분주히 오가며 암술과 수술의 수분(受粉) 활동을 돕는 이들 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해 결국 인간의 식탁까지 위협받게 된다는 논리다. 아이슈타인의 살벌한 예언은 최근 실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격주간지 포춘은 최근 몇 년사이 벌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벌들의 집단 폐사는 2005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집단붕괴현상(CCD)'라는 이름도 붙여졌다. 미국 농무부 산하 농업조사연구기관인 ARS(Agricultural Research Service)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사육되는 꿀벌 군집 수는 2009년 겨울 전년보다 33.8% 줄어든 데 이어 2010년 겨울엔 30%, 2011년엔 전년보다 21.9% 줄었다.

문제는 벌들의 집단붕괴현상이 인류의 먹거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미국 농부무는 벌의 수분 활동이 식단의 4분1가량을 좌우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식물의 수분활동 매개체인 벌의 개체수가 줄면 열매를 맺을 확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벌들이 줄면 사과나 딸기, 블루베리 등 과일을 비롯해 각종 곡물의 수확량이 감소하고, 곡물 사료가 필요한 소나 돼지, 닭 등의 사육도 불가능해진다. 결국 인간의 먹거리까지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벌들들의 떼죽음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각종 병균과 바이러스, 기생충, 진드기, 살충제, 유전자 조작 작물, 휴대전화 전자파, 이상기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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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살충제 오염에 의한 집단 폐사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펜실베니아에서 산업분자서비스 회사를 운영하는 데이브 해컨버그(Dave Hackenburg)는 "들판에 나간 벌들이 오염 물질을 벌집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옥수수를 비롯한 수많은 작물들에게 사용되는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s)라는 살충제가 꿀벌 폐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의 환경보호국(EPA)는 최근 양봉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적절한 검토 없이 네오니코티노이드 사용을 승인했다는 이유다. 지난주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유럽연합(EU)에 제출됐지만 처리가 연기되기도 했다. 독일과 영국의 반대했고, 다른 나라들도 표결에 기권한 탓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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