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 인터넷 정보 챙겨..."오후 6∼9시 노려라"
김 씨는 정확한 정보와 시간대만 잘 맞추면 판매가보다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종종걸음으로 지하 1층 구두·핸드백 코너로 향했고, 그곳에서는 '구두· 핸드백 봄 상품 특가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그러나 김 씨는 이들 상품을 지나 행사장 안쪽에 자리 잡은 '디자이너 백팩 팝업스토어'를 찾았고, 무려 70% 할인된 가격에 가방을 구입했다.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알뜰녀 답게 김 씨는 품목, 가짓수, 장소 등 시간대별로 할인상품을 언제 내놓고 판매하는지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7시가 조금 넘자 김 씨는 자신을 따라오라며 식품 코너인 지하 2층으로 안내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2층은 식품 코너는 물론 영화관(CGV)과 젊은이들의 의류 코너인 유플렉스 (U-plex)까지 밀집돼 있어 유동인구가 항상 많은 곳이다. 특히 이날은 토요일 오후라는 특수성 때문에 발 디딜 틈 없이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아이들의 간식과 남편의 저녁 반찬을 고르던 김 씨는 그린푸드에서 바베큐리조또(6500원) 2개와 고등어구이(6000원) 1개를 1만원에 구입했다. 기존 가격 대비 9000원 저렴하게 구입 한 것이다. 또 어른들을 위해 카이덴야끼에서 7500원에 판매되던 레드빈 1팩(6개)을 1500원 저렴한 6000원에, 베즐리 베이커리에서 1만6500원에 판매되던 미니딸기롤 2개와 미니파운드 1개 세트를 6500원 저렴한 1만원에 구입했다. 이어 김 씨는 백화점 마트에 들어가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기존 판매가보다 30∼60% 할인된 가격에 구매했다.
이날 김 씨가 쇼핑한 금액은 총 9만5000원으로, 만약 정가에 제품을 구입했다면 5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김씨는 "알뜰족이 되기 위해서는 백화점 우편물이나 인터넷 정보에 귀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의류는 주말에 초특가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 의류매장은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깜짝 할인판매를 하는 일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김 씨는 또 "식품은 매일 저녁 6시부터 9시 사이에 가면 최대 70% 이상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이 시간에는 선착순을 걸어 떨이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의 피크 타임은 평일 오후 3시30분에서 5시, 주말 1시부터 오후 6시였으나, 지금은 폐점 전 2시간이 피크 타임으로 변했다"며 "이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마감 시간에 쇼핑하려는 알뜰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백화점도 마감판매 제품을 대폭 늘리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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