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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교장' 지하에 '속옷 밀서'·김구 '혈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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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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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선생 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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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이자 백범 김구가 약 4년여 간 거주하며 통일운동을 하다 서거한 역사적 현장 경교장(京橋莊)이 64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왔다. 복원된 경교장에는 당시의 생활 모습과 김구 서거 당시의 총탄자국까지 생생히 재현했다. 또 속옷에 빼곡히 쓰인 밀서나 암살 당시 입었던 혈의(血衣)까지 전시했다.

사적 465호인 경교장은 3년여 간에 걸쳐 원형 복원돼 지난 2일부터 개방됐다.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18시까지 무료로 개방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총면적 945㎡로 건물 1동에 지하 1~지상 2층 규모로 서측과 북측은 강북삼성병원과 직접 연결돼 있고 정원 등은 병원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이번 복원에서는 제외됐다
보일러실·부엌으로 쓰였던 지하공간은 사진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아, 총 3개의 전시실로 나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를 총 망라한 전시공간으로 조성했다.

1전시실에는 경교장이 일제강점기 광산업으로 큰 부를 축적한 최창학에 의해 건립되고, 1945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환국하자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조직된 임시정부 환국봉영회에서 최창학의 저택을 임시정부에 제공한 사실 등 경교장 건축의 역사가 나타나 있다. 또 1960년 4·19혁명을 계기로 김구 암살규명운동이 시작되고, 역사적 현장으로서 경교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시민사회의 복원운동과 제도권 내에서의 문화재 지정과정이 설명된다.

2전시실에는 당시 신문기사와 자료가 비치돼 있다. 주목되는 전시유물 중에는 속옷에 빼곡히 쓰여진 밀서가 있다. 이 속옷밀서는 1948년 2월 3일 북한 내 민족진영 비밀조직원들이 김구, 이승만 두 정치지도자에게 소련의 지원 아래 '민주조선인민공화국'을 수립하려는 북한 내 동향을 보고하고, 두 민족지도자가 협력해 남북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탄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구와 김규식 등에 의한 남북협상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증언해주는 유물이기도 하다. 당초 김구가 경교장 문갑에 보관하다가 사후 유실된 유물들 가운데 하나로, 국립중앙박물관이 1970년대에 고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매입, 소장하게 된 유물로 전해진다.
3전시실에는 김구가 경교장 2층 거실(집무실) 복도 책상에서 대한민국 육군 소위이자 주한미군 방첩대(CIC) 요원이었던 안두희에 의해 암살당했을 때 입었던 혈의(血衣)가 있다. 이 혈의에는 목과 가슴부위에 김구 주석의 혈흔이 남아 있어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또 1947년 발행된 '백범일지' 초간본과 김구의 서명이 들어있는 서명본도 함께 전시돼 있다. 지하 전시실의 유물은 총 31점으로 이 중 13건이 원본이고, 18건이 복제 유물이다.

경교장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연결되는 지상 1층에는 임시정부의 공식적인 공간을 엿볼 수 있다. 각 실 천정부가 건축 당시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어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처리를 거쳐 그대로 되살렸다. ▲국무위원회 등 임시정부의 회의가 개최됐던 '응접실' ▲임시정부의 대외 홍보관계 등을 담당했던 '선전부 사무실' ▲공식적인 만찬이 개최됐던 '귀빈식당'으로 구성됐다.

1층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김구 주석의 집무실과 ▲침실 ▲서거한 공간 ▲임정요인들의 숙소 ▲욕실 ▲서재를 볼 수 있다. 계단 오른쪽에 자리한 김구 주석의 집무실은 일식다다미 방으로 돼 있는데 이는 사진에 근거해 당시의 내부 모습대로 재현한 것이다. 바로 옆에는 침실이 자리한다. 김구가 서거한 2층 집무실 복도에는 창문에 서거 당시 총탄 자국을 재현해 당시의 아픔이 전해진다.

경교장은 1945년 11월 중국에서 환국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청사로 사용하던 곳으로, 김구 서거이후 미군주둔지, 주한 대만대사관저 등으로 사용되다 1967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매입해 병원 건물로 사용해왔다. 이후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서울시와 삼성병원이 오랜 협의를 거쳐 소유는 그대로 두고 전체 공간만 복원하는데 합의, 지난 2010년 6월 경교장 내 모든 병원시설을 이전 완료하고,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복원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그해 10월 복원 설계 및 문화재청 현상변경 허가를 완료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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