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타선에 대한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4안타 무득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패배가 더더욱 뼈아픈 이유다.
대표팀은 2일 오후(한국시간)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WBC 1라운드 B조 첫 경기에서 0-5로 졌다. 타선 부진에서 비롯된 완패였다. 만들어낸 득점 찬스는 겨우 두 차례. 이마저도 후속 불발로 모두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수비 실책 4개를 저지르며 투수진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WBC에서도 경기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회와 2회 타선은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와인드업에서 팔을 깊숙이 숨기는 상대 선발투수 디에고마 마크웰의 특유 투구 폼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빠른 릴리스에 리듬을 빼앗겨 배트를 허공에 가르기 바빴다. 직구, 체인지업, 슬로커브 모든 구종에 그랬다. 특히 직구 구속은 시속 130km대 중반에서 140km대 초반으로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특유 투구 동작과 어우러져 타자들이 배트 중심에 공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안겼다.
대표팀은 1회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 등이 17구를 던지게 하며 투구를 관찰했지만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오히려 5회 전혀 다른 유형(정통파)의 투구 폼을 지닌 인테마를 만나 다시 한 번 리듬을 빼앗기는 난관에 부딪혔다.
대표팀은 4회 처음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1사에서 이용규가 볼넷을 골랐다. 김태균의 좌전안타가 이어지며 타선은 분위기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이대호와 김현수가 각각 우익수 뜬공과 1루수 앞 땅볼로 아웃되며 집중타 부족의 문제를 떨쳐내지 못했다.
7회 무산된 득점 찬스도 같은 이유였다. 이대호의 볼넷에 김현수가 안타가 더 해지며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자들이 부진하며 별다른 소득을 내지 못했다. 대타로 기대를 모은 이승엽도 그랬다. 2사 3루에서 해결사로 나섰지만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류중일 감독의 얼굴을 어둡게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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