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명품 가전'을 표방하며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냉장고, 세계 최대 용량 세탁기, 시청자의 마음까지 아는 TV 를 비롯한 기술적인 진보는 물론이고 디자인 면에서도 유럽 명품 가전 업체들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다 보니 4000만원대 TV가 판매되고 500만원대 냉장고와 세탁기, 100만원대 청소기 등이 즐비해진다. 에어컨도 최신형을 사려면 500만원 정도를 줘야 한다. 제법 연봉이 높은 사람이라 해도 손쉽게 살 수 없는 가격이다.

기능과 디자인으로 차별화 했지만 과연 생활가전이 명품의 반열에 들어가는지는 논란거리다. 수천만원을 주고 TV를 사도 수년 후면 더 좋은 제품이 더 저렴한 가격에 나온다. 그리고 계속 쓸수도 없다. 오래된 가전제품은 부품이 없어 수리조차 못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산품의 사후관리 규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따르도록 돼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품 구입 후 정상 사용상태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무상 수리해주는 품질 보증기간은 1~2년이다. 에어컨은 2년, 냉장고, 세탁기 등은 1년으로 규정돼 있다.

각 제품별로 많이 쓰이는 주요 부품의 의무 보유 기간은 각 제품 별로 생산이 중지된 뒤 5~7년으로 정해져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모두 이 기준에 따라 자사 제품의 부품 의무 보유 기간을 정했다. 법이 정한 최소 기준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국내의 경우 구입한지 최대 7년이 지나면 아예 수리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주요 부품이 없어서 고치려 해도 고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고쳐쓸 수 있는 제품도 버리고 새로 사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 국내 생활가전 제품들의 교체 주기는 5~7년 정도다.


생활가전 시장에서 명품으로 불리는 독일 업체 밀레의 경우 법이 정한 최소 기준과는 상관 없이 품질 보증기간과 부품 의무 보유 기간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밀레의 모든 제품은 품질 보증 기간이 2년이다. 2년내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때는 모두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식기세척기의 경우 5년 동안 무상 보증 서비스를 해준다. 주요 부품의 의무 보유 기간에도 큰 차이가 있다. 밀레는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부품들을 최소 20년까지 보유한다.


때문에 밀레의 모든 생활가전 제품들은 최소 20년 동안 고장나도 수리가 가능하다. 법은 최대 7년만 수리해주면 된다고 정해 놨지만 2배 이상의 부품 의무 보유 기간을 둬 제품을 한번 구매한 소비자들이 평생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점은 국내 전자업체들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부분이다. 제품력에 자신이 있다면 무상보증기간을 늘리고 부품 보유 기간을 늘린다고 해서 결코 손해 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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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요 부품의 의무 기간 확대는 명품 가전을 표방한다면 꼭 늘려야 한다. 4000만원짜리 TV를 산 뒤 10년 후 고장이 나도 고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명품 가전으로 가는 길은 책임과 의무가 더욱 무겁다. 그 무게가 바로 명품, 신뢰라는 이름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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