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실패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선거 과정에서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금융위원회가 거래소에 대한 지정 해제를 공식 요청하면서 해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으나 이번에도 무산됐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올해 첫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지키로 의결했다. 자본시장법에 의한 독점적 사업권을 보장하고 있어 공공기관 지정사유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래소는 증권사 등 관련업계가 일정한 돈을 출자해 지분을 2~4%씩 보유하고 있는 형식상 민영회사지만 독점사업을 진행한다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에 지난 2009년 1월 '위탁업무나 독점적사업으로 인한 수입액이 총수입의 절반을 넘는 경우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법 규정을 근거로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는 지정 이후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줄기차게 해제를 요구해왔지만 번번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경영진, 감사, 이사회 구성원을 정부가 선임하고 직원 급여, 경영 평가 등도 정부의 통제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예산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 보고를 해야 한다. 예산집행이나 사업추진 등이 정부의 통제를 받다 보니 사업진행이 더디고 그 결과 해외 증권거래소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선거 과정에서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거래소가 해외거래소와 전략적으로 제휴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공공기관에서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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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금융위원회가 거래소에 대한 지정 해제를 공식 요청하면서 지정 해제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해의 경우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방안이 제기돼 안건으로 논의됐으나 주부무처인 금융위원회에서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요구하지 않은 데다 독점적 사업구조, 공적기능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지정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거래소 허가주의 및 대체거래소 설립이 가능해져 법령상 독점적 사업구조가 해소될 경우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검토키로 했다. 따라서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월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여부가 다시 한번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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