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 은행들이 지난해 말로 만기가 도래했던 지방정부의 부채의 4분의 3을 연장해줬다고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부채 부담을 줄이려는 중국에서 지방 정부들이 부채 상환을 미루고 있는 것은 지방 정부 부채 처리에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2008~9년 경제위기 기간 동안 중국 지방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은행권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빌렸다. 이후 지방정부는 빌렸던 돈을 상환해야 하지만, 부채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 부채가 중국 경제 성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FT의 추산에 따르면 은행들이 지난해 말 만기를 연장해 준 지방부채 및 이자는 3~4조위안(522~697조원)에 이른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FT가 추산한 내용이다. 중국 정부는 지방부채 총액만 공개할 뿐 이자지급이나 상환일정이나 리파이낸싱(재융자) 등은 밝히지 않고 있어 부채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FT 외에도 여러명의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중국 은행이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막기 위해 채무 만기를 연장해주고 있다고 봤다. 바클레이 은행의 황이핑 이코노미스트는 "채무 만기 연장은 은행과 정부가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부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 중국 경제 성장세가 다시 둔화될 것이라며, 부채 문제는 다시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상푸린(尙福林) 위원장은 지난해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총액이 9조2000억위안이라고 밝혔다. 2010년 말 중국 지방 부채 총액이 9조1000억위안에서 소폭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대한 신규 대출을 막아왔다는 점과 2년 사이에 중국 지방부채의 41%가 만기가 도래했다고 중국 국가회계국이 밝힌 점을 감안하면 1조 위안 정도로 추정되는 이자액 일부를 제외하고는 부채 상환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지방정부 부채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왔다고 밝혀왔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중국 정부 부채는 잘 관리되고 있으며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지고 있는 부채들은 점진적으로 상환되고 있으며, 안정적인 현금 그림과 수익이 기대되는 고품질의 자산들을 담보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AD

하지만 지방정부의 사정은 이와 달랐다. 중국 은행들이 지방정부에 대해 추가적인 대출을 거부함에 따라, 지방정부들은 비은행권 금융사들을 통해 부채를 늘리는 늘린 것이다.


BNP파리바의 켄 펑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규제 당국이 부채 문제에 대해 우려함에 따라, 지방정부는 다른 경로를 통해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며 "위험요인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