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래 가장 낮은 2013년 신입생 등록률 84%…‘서남표식 개혁’이 원인, 다음 총장 과제

[기자수첩] 서남표의 파국이 만든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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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세계 최고의 이공계 대학’을 표방했던 서남표 총장체제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위기에 내몰렸다. 카이스트의 ‘2013년 신입생등록률’이 84%로 개교 이래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이다.


카이스트는 추가모집, 면접일 조정 등 공격적인 전략을 세우고도 정원(850명)을 채우지 못해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다른 대학의 추가합격 발표 뒤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 카이스트는 서울대와 포항공대 등 경쟁대학의 장학금 지급 확대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하지만 이런 현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원인(遠因), 근인(根因)은 물론 이공계 기피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공계 기피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올해 지원자 급감의 직접적인 원인은 ‘서남표식 개혁’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서 총장은 2006년 7월14일 카이스트 13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서 총장은 취임사에서 “세계 최고대학으로서의 카이스트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임기 초 서 총장은 ‘대학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여러 혁신적인 제도를 학교에 들여와 국내·외적 인지도와 세계 랭킹이 올라갔다. 학교발전기금은 다른 대학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6년이 흐른 지금 ‘서남표식 개혁’은 곳곳에서 상처를 남기고 있다. 성적순 등록금납부제 등 정책을 시행한 뒤 학습환경이 악화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자살했다.


서 총장의 독단적 리더십이 낳은 불행이란 말이 나왔고 총장은 ‘개혁전도사’에서 ‘불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총학생회는 서 총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총장실을 점거하겠다고까지 나왔다.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어느 기관이든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카이스트 사태는 개혁 추진이 ‘소신’이란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이뤄질 때 어떤 결과를 빚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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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년을 뒤로한 채 서 총장은 다음 달 23일 물러난다. 본인의 말처럼 서 총장은 떠나면 끝이다.


그러나 그 상처의 후유증은 고스란히 구성원들 몫이다. ‘포스트(Post) 서남표’ 시대를 맞게 되는 카이스트는 서남표 개혁이 남긴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거기에 카이스트는 물론 한국 이공계의 한 장래가 놓여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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