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중독된 사람 넘쳐난다는데 이럴수가
농식품부 "경마티켓 장사 규제 풀어달라"
사행산업 감독위에 장외발매장 증설 요청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사행산업을 규제하고 감독해야 할 정부가 도박 중독자를 양산해 온 경마 장외발매소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경마 장외발매소를 증설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경마영업장 총량 조절 안건'을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제출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현재 한국마사회 소속 경마장은 과천, 김해, 제주 등 3곳과, 이곳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중계하며 마권을 파는 장외발매소 32곳이 있다. 2008년 만들어진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은 경마 장외발매장의 수를 총량(32곳)으로 제한하고 그 이상의 개설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최근 이 총량 제한을 풀어 '공원형 장외발매장'을 세울 수 있도록 계획을 수정해 줄 것을 사감위에 요청했다.
공원형 장외발매장은 경마 중계와 마권 발매는 물론이고, 이 곳에 승마장, 힐링센터 등을 설치해 일반인들이 승마와 심리치료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장외발매장을 가리킨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공원형 장외발매장을 2015년까지 1곳을 만들어 시범 운영하고 운영 결과를 봐서 추가로 2곳을 더 늘리겠다고 사감위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공원, 복합 리조트, 관광지 등을 조성하면 레저산업 육성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주장이다.
사감위는 이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외발매장의 건전화를 꾀하기보다는 경마산업의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2011년 경마산업 매출은 2010년보다 늘었지만 입장객 수는 10.5% 감소했다. 특히 매출의 72%를 차지하는 장외발매장의 입장객 수 감소율(14.2%)이 심각했다. 더구나 장외발매장은 도심에서도 경마 베팅을 즐길 수 있어 도박 중독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사설 경마 등 불법 도박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다.
사감위는 "기존 장외발매장 수를 줄이거나 고객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고객용 전자카드'를 100% 도입하는 등 특단의 건전화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증설 허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식품부는 "기존 장외발매장을 도시 외곽으로 옮겨 공원형 장외발매장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경마 건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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