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로 중개수수료 빼돌려 해운사에 뒷돈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선박 중개를 둘러싸고 해외 유령회사로 빼돌린 비자금으로 거액의 뒷돈을 주고받던 해운중개업체와 해운사 대표들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이성희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해운중개회사 C사 김모(49)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겨 받은 S해운 신모 대표 등 해운회사 4곳의 임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홍콩 등지에 세운 유령회사를 통해 100억원대 중개수수료를 입금받아 그 중 20억 6000만원을 리베이트로 건넨 혐의(배임증재)를 받고 있다. 대개 해운업체는 선박을 쓰거나 빌리고 거래하는 과정에서 해운중개업체에 배값의 1~1.5%를 중개수수료로 지급하는데, 해운중개업체들은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 관행적으로 10~20%를 리베이트로 제공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씨 등 해운업체 대표들이 먼저 나서서 김씨에게 이른바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챙겨간 돈은 9000만원에서 많게는 9억5000만원에 달한다.

검찰은 김씨가 유령회사 계좌로 들어온 수수료 중 60억원을 주식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로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도 함께 적용했다. 김씨는 빼돌린 자금을 감추려고 직원 명의 30여개의 차명계좌를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2007년 5개월에 걸쳐 홍콩 소재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숨겨 둔 15억원 상당의 중개수수료에 대해선 특경가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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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씨로부터 중개가 지연된 대가로 1억5000여만원을 해외 차명계좌로 받은 뒤 이를 자녀 유학자금 등으로 사용한(업무상 횡령) W해운 최모 대표(59)도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챙겨 받은 혐의를 받던 윤모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무혐의 처분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와 윤 전 행정관 모두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는 데다 다른 증거가 불충분해 기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선박왕’ 시도상선 권혁 회장과 지인인 김씨는 권 회장의 부탁으로 윤씨에게 돈을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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