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고 김수근씨가 설립한 이후 쟁쟁한 건축가들을 배출해온 '공간건축'이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부도처리되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의 명가로 불리는 공간건축의 부도는 열악한 설계업체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4일 공간건축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개시여부는 다음주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간건축은 고 김수근씨가 1960년 설립했다.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 빌딩 옆에 위치한 독특한 외관의 건축물이 본사 사옥이다. 설립 이후 공간건축은 그동안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과 부산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서울 중앙우체국 청사, 남산 타워호텔, 고양아람누리, 용산 청소년수련관 등 국내는 물론 남극 제2기지, 알제리 복합환승역, 주일본대사관 청사 재건축 등 해외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이름을 드높였다.


지난 2010년에는 창립 5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며 새로운 도약을 공언하기도 했다. 어려운 여건 가운데 잡지 월간 'SPACE'(542호)를 이번 1월호까지 발간하며 건축가 정신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온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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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건축가들은 물론 예비 건축가들이 입사를 꿈꿔온 공간건축이 부도를 맞게 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유난히 침체가 길어진 건설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간은 지난 2011년 기준 매출액 496억원으로 건축설계업계 6위권이다.


하지만 전년도에 비해 미수금이 급증하는 등 경영위기가 증폭돼 왔다. 또 1·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550억원 규모로 매출액을 훨씬 능가했다. 결국 고급 인력을 동원해 설계용역을 해놓고도 받지 못한 미수금이 증가한데다 설계용역업체들간 제살깎기식 수주경쟁이 지속되며 전통의 명문 설계회사가 부도를 맞게 된 셈이다. 특히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개발사업(파이시티)의 설계 비용을 받지 못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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