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기업들, 유럽 기업인수 붐.. 일부 신중론도"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한국 기업들이 유럽 부채위기와 원화가치 강세에 힘입어 유럽지역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의 실패 사례를 들어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FT는 한국 원화가 2012년 한해 미국 달러화 대비 7%, 유로화 대비 5%씩 각각 절상됐으며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유럽 기업 인수 규모가 두 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인수합병(M&A)시장리서치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전체 해외 M&A는 2011년 78억달러에서 2012년 81억달러 규모로 늘었고, 이중 유럽지역 기업 인수는 7억5600만달러에서 13억4000만달러로 증가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SERI) 글로벌연구실 연구전문위원은 “지금은 유럽 자산 인수에 최적의 시기”라면서 “원화 강세로 그 동안 현금자산을 비축한 한국 기업들이 유망 해외 자산을 사들이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고 주요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한 점도 M&A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삼성전자가 영국 CSR의 무선통신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네덜란드 ASML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를 취득한 것을 비롯, SK하이닉스의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인수, 한화의 독일 큐셀 인수, 두산중공업의 영국의 수처리 전문 엔퓨어 (ENPURE)사 인수 등이 꼽혔다. 그러나 FT는 한국의 유럽지역 M&A는 일본의 237억달러, 중국의 96억달러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FT는 한국 대기업들의 M&A는 과거 1980~90년대 자원이나 부동산에 치중됐지만 이제는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쪽에 더 집중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의 프랑스 고급향수브랜드 아닉구딸 인수, 제일모직의 이탈리아 콜롬보 비아델라 스피가 인수 등 ‘럭셔리’ 기업 인수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 기업 경영 경험 부족과 문화적 차이에 따른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다. 제프리 정 도이체방크 서울지점 글로벌마켓 대표는 “이전까지 한국 기업들의 해외 M&A가 자원개발·부동산 쪽에서 성공을 많이 거둔 이유는 제조업체보다 운영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었다”면서 “비핵심 사업 영역에까지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것은 지난 90년대 말 IMF 위기 때의 패착을 반복할 수 있으며, 기존에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핵심 사업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이같은 위험을 최소화하고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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