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18℃의 전도사, 한전의 겨울전쟁
조환익 사장 취임 뒤 꼼꼼한 수급관리
겨울철 전력 안정 위한 아이디어 총동원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요즘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사무실에 들어서면 싸늘한 외부 온도와의 차를 별 반 느끼지 못한다. 실내 온도를 평년보다 2도 이상 낮춰 18℃이하로 유지하고 있어서다. 사무실 난방은 오전 출근시간 전에 잠깐 켜는 것이 전부다. 때문에 실제 내부 온도는 10℃ 중반 정도에 머물러 있다. 두툼한 점퍼를 입고 업무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담요와 손난로를 이용하는 직원들도 있다. 업무가 진행중인 사무실 외에는 조명을 대부분 꺼놔, 복도는 사람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컴컴하다. 전력수급 위기를 겪으면서 나타난 현상들이다.
한전이 겨울철 전력 수급 관리에 고군분투 중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살얼음판과 같은 전력난에 전 직원이 솔선수범하며 전력수급 안정에 나선 것.
올 겨울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한파에 잇따른 원전사고까지 겹쳐 그 어느때보다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한파가 가장 심할 것으로 전망된 내년 1월 3~4주 기간엔 수요관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지난해 9ㆍ15사태와 같은 순환정전 시행이 불가피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응해 한전은 지난달 12일부터 동계 비상수급대책기간동안 비상상황실을 상시 운영하는 등 내년도 2월말까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우선 동계 전력 수요관리 계획을 촘촘히 세웠다. 한전은 평상시 요금을 할인하는 대신 피크일ㆍ피크시간대에 3~5배의 할증요금을 부과하는 선택형 최대피크 요금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휴일에 발전기 고장과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저녁 피크시간대 수요급증에 대비해 '당일예고제'를 마련했다. 또 예비전력이 450만kW 미만 전망시 사전 약정된 고객에게 예고(1주전∼1일전)후 지원금을 지급하는 주간예고 수요조정제도를 통해 전력수요를 최대 200만kW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전력수급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매뉴얼에 따른 위기대응 태세 및 고장예방 능력을 향상시켜 겨울철 전력수급안정을 도모했다.
심지어 직원들의 식사 시간까지도 조정했다. 한전은 지난 13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점심시간을 기존 오후 12시~1시에서 오전 11시~12시로 한 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겨울철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오전 9시~12시 사이의 전력 사용량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솔선수범을 보인다는 취지다. 6개 발전자회사, 한전KDNㆍ전력거래소 직원들도 동참한다. 또 난방온도를 정부규제 수준인 20도보다 더 낮은 18도 이하로 유지하고, 점심시간에 조명ㆍPC끄기, 대기전력 차단, 내복입기 등도 실천 중이다.
이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조환익 신임 한전 사장은 지난 17일 취임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동계 전력수급 비상상황실을 찾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조 사장은 이자리에서 "올 겨울은 예기치 못한 발전소 불시고장 등 공급능력 부족과 56년만에 찾아온 12월 한파에 따른 전력 수요가 급증해 벌써부터 수차례의 전력수급 비상상황이 발생했다"며 "한전의 핵심가치인 안정적 전력수급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한전 관계자는 "겨울철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체적으로 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특히 피크시간대(오전 10~12시, 오후 5~7시)에 전기를 아껴쓰거나 전기사용을 피하는 것이 전력수급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국민들에게 피크시간대 절전을 당부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