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근혜노믹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의 다른 말은 '일자리 만들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에 올인했던 이명박 정부와는 민생 문제를 푸는 해법이 다르다. 이 대통령은 감세·고환율 정책으로 고소득층·대기업을 지원하면 낙수효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까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박 당선인은 "고용률을 경제정책의 중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임기 중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의 목표치와 같은 수준이다. 고용률은 15~64세 인구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취업시장 전반의 현황이 이 숫자에 담긴다. 11월 고용률은 59.7%로 1년 전과 같았다. 당선인이 정한 목표치와는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고용률을 높이자면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집에 있는 고학력 기혼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박 당선인 측은 수출 대기업과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 만들기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고, 중소기업과 내수 산업·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선임연구위원은 "수출이 늘면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고루 분배되던 구조가 무너진지 오래"라면서 "새 정부는 내수와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내는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실업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당선인은 이런 고민을 구체화 해 선거 기간 중 '일자리 늘·지·오' 공약을 제시했다.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질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그는 2020년까지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연평균 근로시간을 400시간 이상 줄이고, 임금 피크제와 연계해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공부문이 나서 청년 채용을 늘리고, 창업과 해외 취업도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고, 골프장 케디나 학습지 교사 같은 특수고용직 근로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정보통신(IT)·문화·콘텐츠·서비스 산업에 아낌없이 투자해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면서 '창조경제론'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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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당선인은 금산분리 강화 방침을 밝혔지만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기존 순환출자 해지 등 재계가 강력히 반대한 정책들은 공약에 넣지 않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출총제 부활과 기존ㆍ신규 순환출자를 모두 금지한다는 입장이어서 재계와 의견차가 컸다.


박 당선인은 하지만 총수 비리 등 재벌의 범죄에는 인정을 두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 사면권 제한'을 약속해 대기업 총수를 정치적 이유로 사면하지 못하도록 뒷문을 닫아 걸었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박 당선인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적어도 앞으로 5년 동안은 수감 중이던 기업 총수들이 휠체어를 타고 보석으로 풀려나거나 가석방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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