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업체간 인수합병은 불가능한 산업구조란 소리를 듣던 제약업계, 정부가 '약가인하'란 멍석을 깔자 이야기가 180도로 달라졌다. 최근 들어 '회사 넘어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며 업계는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70년 역사의 중견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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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날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지분 7.07%를 추가 매수해 15.35% 지분을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섰다. 녹십자 측이 "향후 협력관계는 가능하지만 경영권엔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선 경영권 분쟁에 본격 뛰어든 행보로 해석한다.
일동제약은 윤원영 회장 등 현 경영진이 27.19%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분율 10% 안팎의 기타 세력이 많아 합종연횡에 따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녹십자가 3, 4대 주주인 개인투자자 두 그룹 중 한 곳과 손을 잡으면 경영권 인수가 가능하다.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것은 녹십자와 일동제약 두 회사의 겹치지 않는 사업구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이 매출의 22.5%를, 복제약이 66%를 차지한다. 반면 녹십자는 혈액제제ㆍ백신이 45%, 일반과 전문의약품이 19%다. 일동제약을 인수할 경우 녹십자는 경기를 타지 않는 처방약 시장과 인지도 높은 일반의약품 분야를 강화해 안정적 매출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앞서 녹십자는 바이오신약 부문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이노셀 을 인수하는 등 외부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제약업계에 인수합병 이슈가 연이어 터지는 것은 올 초 단행된 대대적 약가인하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특히 복제약 위주의 중소제약사에게 큰 악재로 작용했다.
근화제약은 미국 알보젠이란 회사에 경영권을 넘겼고, 비슷한 처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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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신재생에너지 개발기업 케이앤텍코리아에 인수됐다. 수익악화로 고전하던 태평양제약 은 모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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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흡수됐다.
지난달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가 국내 업체 1곳을 인수할 계획이란 소문이 퍼졌을 때 줄잡아 10여개 제약사가 거론됐는데, 이 명단은 약가인하로 생존이 어려워진 곳을 제약업계 스스로 솎아낸 것과 같다.
일련의 사건은 제약사 간 인수합병을 촉진하려는 정부 정책방향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규모의 경제 확보'라는 측면에선 아직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이르다. 근화제약은 외국 자본에 팔린 것이고 슈넬생명과학은 주인만 바뀐 꼴이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빅딜'이 성사되면 매출액 1조원의 1위 기업 탄생이 가능하지만 결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녹십자는 일반 제약사와 다른 독특한 사업구조를 가진 유일한 상위 제약사"라며 "녹십자 사례를 일반화 시켜 상위 제약사 간 인수합병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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